공룡알을 처음 발굴한 앤드루스 ④

일화 모음

지질과학이 어렵다, 건조하고 지루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하지만 사실은, 지질과학은 매우 논리적이고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어렵고 지루한 것은 원리와 유래를 모르고 나열된 지식을 기계적으로 외우기 급급하기 떄문입니다. 지질 현상과 원리를 설명하면서 이에 얽힌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같이 소개한다면,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한 순간에 날아갈 것입니다. 이에 여기에 지질과학 관련 일화를 모읍니다. 세계적으로 중요한 역사적 발견에서부터 한국의 지질학 발전 과정에서의 작은 일들까지 관련된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그리고 현재 지질과학을 공부하면서 일어나는 즐겁고 다양한 뒷얘기들을 공유해 주세요. 

공룡알을 처음 발굴한 앤드루스 ④

스포츠투데이 0 20,830 2002.09.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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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스는 여름이 가기 전에 서둘러 ‘불꽃 벼랑’으로 장소를 옮겼다.모래 바람과 목마름에 시달리며 찾아간 ‘불꽃 벼랑’은 그들에게 놀라운 선물을 안 겨주었다. 기적은 점심 때 일어났다.올센 대원이 지나가는 말처럼 공룡알을 찾았다고 했 다.앤드루스는 그의 말투로 미루어 너무 더운 나머지 머리가 돌아버린 것이 아닌가 했다.올센이 잠시 혼자 있겠다며 자리를 뜨자 대원들은 걱정이 되어 뒤따라가 보았다. 옛날 성처럼 생긴 언덕 밑 바위 아래 움푹 팬 곳.올센이 쪼그리고 앉아 정신 없이 들여다보는 그곳에 길쭉한 흙덩어리 3개가 놓여 있었다.길이는 20㎝쯤. 싱글싱글 쳐다보던 대원들의 얼굴에서 차츰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눈동자가 커 졌다.틀림없는 ‘알’이었다. 그랜저가 파충류 알이 틀림없다고 감정했다.새알이라면 둥지에서 굴러 떨어지 지 않도록 한쪽이 갸름하고 다른 쪽은 둥글 텐데,그것들은 전체가 타원형이었 다.그랜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원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움푹 팬 곳마다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공룡알은 점점 불어났다.겉이 까칠까칠하게 주름잡힌 알들은 대부분 원을 그 린 듯이 둥그렇게 놓여 있었다.공룡의 사촌인 거북이 알을 까듯이,어미가 구 덩이에 알을 낳으면서 빙글빙글 돌았기 때문이리라.어미는 알을 낳고 모래로 덮었으나,날씨가 뜻밖에 추워지자 새끼가 깨어나지 못한 채 그대로 화석이 되 어 1억년이나 지나온 것이었다. 그 알들은 프로토케라토프스의 알이었다.그 부근에서 2m쯤 자란 아기 공룡의 뼈들이 많이 나왔는데,어찌나 많은지 그것들을 짐으로 꾸리는 데 어려움이 많 았다.화석은 부서지기 쉬우므로 캐내자마자 밀가루 풀에 적신 천으로 싸두어 야 하는데,나중에는 풀이 모자라 식량으로 쓸 밀가루까지 모두 풀을 쑤었다. 덕분에 그들은 홍차와 고기만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천도 모자라 텐트·타월·행주에서 나중에는 앤드루스의 파자마까지 천이란 천 은 몽땅 표본 포장에 썼다.그랜저의 바지가 반바지로 바뀐 사연도 그랬다. 짐을 꾸릴 때 표본이 부서지지 않도록 사이사이에 끼워넣는 솜뭉치도 모자랐 다.그들은 생각 끝에 낙타의 털을 깎았다.털 깎는 솜씨가 서투른 탓인지 낙 타가 묘한 소리를 내며 눈물을 흘렸지만,어쨌든 그 털은 표본을 감싸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다. 8월19일 케이슨 대원이 거의 완벽한 공룡뼈를 발견했다.살만 붙인다면 그대 로 살아 움직일 것 같을 정도로 완전했다.둘레에 작은 뼈들이 무수히 널린 것 으로 보아 그 공룡은 쥐떼의 습격을 받고 죽었음이 분명했다. 이병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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