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과학이 어렵다, 건조하고 지루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하지만 사실은, 지질과학은 매우 논리적이고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어렵고 지루한 것은 원리와 유래를 모르고 나열된 지식을 기계적으로 외우기 급급하기 떄문입니다. 지질 현상과 원리를 설명하면서 이에 얽힌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같이 소개한다면,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한 순간에 날아갈 것입니다. 이에 여기에 지질과학 관련 일화를 모읍니다. 세계적으로 중요한 역사적 발견에서부터 한국의 지질학 발전 과정에서의 작은 일들까지 관련된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그리고 현재 지질과학을 공부하면서 일어나는 즐겁고 다양한 뒷얘기들을 공유해 주세요.
화석 오류의 역사 (3) -아르키오랩터 편
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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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10 11:12
최근 중국의 요동성에서 발견된 한 화석이 세상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화석은 1997
년 중국 북동부 요동성의 전기 백악기 지층에서 한 농부에 의해 발견됐는데, 주둥이와 윗
몸통은 원시 새의 골격이며 꼬리는 전형적인 소형 육식공룡인 드로마에오사우루스류의 것
이기 때문이다. 이 화석은 공룡으로부터 새가 진화됐다는 가설에 결정적인 증거가 되고도
남는 매우 귀중한 화석이었다.
화석에 나타난 공룡은 아르키오랩터 랴오닝엔시스(Archaeoraptor lianoingenesis)라 명명
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아르키오랩터 화석은 최소한 두개의 다른 화석을 합성한 가짜 화석
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제 2의 필트다운 '새'가 되고 말았다. 결국 '아르키오랩터'라는 학
명은 가짜 화석의 대명사로 남게 됐다.
요동성의 시아산지아쯔 지역은 최근 매우 중요한 화석들이 발견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1990년대부터 발굴되기 시작한 이곳은 독일의 졸렌호펜(후기 쥐라기 지층) 석회암처럼 잘
보존되기 어려운 원시 조류와 익룡화석, 수많은 물고기화석들이 흩어짐 없이 잘 보존돼 있
다. 그러나 이곳의 시기는 전시백악기로 졸렌호펜 석회암보다 젊은 시대의 지층이며 호수
에서 형성된 육성층(육지환경에 쌓이는 지층)이다.
이곳의 농부들은 한몫 잡기 위해 화석을 발굴해 거래상을 통해 외국으로 밀반출한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값을 받기 위해 교묘하게 화석을 조작했던 것이다. 1997년 발견돼 교묘
히 위조된 화석은 미국으로 밀반출돼 그해 미국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린 보석 광물 전시
회에서 아마추어 화석가이자 조각가인 체카스(Steven Czerkas)에게 8만달러에 팔려나갔
다.
이 화석의 연구에 내셔널지오그래픽사가 연구비를 제공해 저명한 공룡학자들이 관여하게
됐다. 연구과정 중 가짜일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지만 네이처나 사이언스와 같은 유수 과학
저널에 출판되기 전(결국 출판됮 못함) 1999년 내셔널지오그래픽 11월호에 기사가 실리고
말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르키오랩터의 꼬리와 몸통이 연결된 부위의 판이 같은 장
소에서 발견됨에 따라 이 놀라운 사건은 파국의 길을 걷게 된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이 사건은 내셔널지오그래픽사와 이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학자들에게
치유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불명예를 남겼다. 더 불행한 일은 마치 새가 공룡의 후에라는
수많은 증거들이 이 가짜 화석에 의해 단번에 뒤집혀버린 것처럼 일반인들에 비추어졌다
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없더니 우연히 여길 들어왔다 횡재했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