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알을 처음 발굴한 앤드루스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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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알을 처음 발굴한 앤드루스 ④

스포츠투데이 0 20,172 2002.09.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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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스는 여름이 가기 전에 서둘러 ‘불꽃 벼랑’으로 장소를 옮겼다.모래 바람과 목마름에 시달리며 찾아간 ‘불꽃 벼랑’은 그들에게 놀라운 선물을 안 겨주었다. 기적은 점심 때 일어났다.올센 대원이 지나가는 말처럼 공룡알을 찾았다고 했 다.앤드루스는 그의 말투로 미루어 너무 더운 나머지 머리가 돌아버린 것이 아닌가 했다.올센이 잠시 혼자 있겠다며 자리를 뜨자 대원들은 걱정이 되어 뒤따라가 보았다. 옛날 성처럼 생긴 언덕 밑 바위 아래 움푹 팬 곳.올센이 쪼그리고 앉아 정신 없이 들여다보는 그곳에 길쭉한 흙덩어리 3개가 놓여 있었다.길이는 20㎝쯤. 싱글싱글 쳐다보던 대원들의 얼굴에서 차츰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눈동자가 커 졌다.틀림없는 ‘알’이었다. 그랜저가 파충류 알이 틀림없다고 감정했다.새알이라면 둥지에서 굴러 떨어지 지 않도록 한쪽이 갸름하고 다른 쪽은 둥글 텐데,그것들은 전체가 타원형이었 다.그랜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원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움푹 팬 곳마다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공룡알은 점점 불어났다.겉이 까칠까칠하게 주름잡힌 알들은 대부분 원을 그 린 듯이 둥그렇게 놓여 있었다.공룡의 사촌인 거북이 알을 까듯이,어미가 구 덩이에 알을 낳으면서 빙글빙글 돌았기 때문이리라.어미는 알을 낳고 모래로 덮었으나,날씨가 뜻밖에 추워지자 새끼가 깨어나지 못한 채 그대로 화석이 되 어 1억년이나 지나온 것이었다. 그 알들은 프로토케라토프스의 알이었다.그 부근에서 2m쯤 자란 아기 공룡의 뼈들이 많이 나왔는데,어찌나 많은지 그것들을 짐으로 꾸리는 데 어려움이 많 았다.화석은 부서지기 쉬우므로 캐내자마자 밀가루 풀에 적신 천으로 싸두어 야 하는데,나중에는 풀이 모자라 식량으로 쓸 밀가루까지 모두 풀을 쑤었다. 덕분에 그들은 홍차와 고기만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천도 모자라 텐트·타월·행주에서 나중에는 앤드루스의 파자마까지 천이란 천 은 몽땅 표본 포장에 썼다.그랜저의 바지가 반바지로 바뀐 사연도 그랬다. 짐을 꾸릴 때 표본이 부서지지 않도록 사이사이에 끼워넣는 솜뭉치도 모자랐 다.그들은 생각 끝에 낙타의 털을 깎았다.털 깎는 솜씨가 서투른 탓인지 낙 타가 묘한 소리를 내며 눈물을 흘렸지만,어쨌든 그 털은 표본을 감싸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다. 8월19일 케이슨 대원이 거의 완벽한 공룡뼈를 발견했다.살만 붙인다면 그대 로 살아 움직일 것 같을 정도로 완전했다.둘레에 작은 뼈들이 무수히 널린 것 으로 보아 그 공룡은 쥐떼의 습격을 받고 죽었음이 분명했다. 이병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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