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과학이 어렵다, 건조하고 지루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하지만 사실은, 지질과학은 매우 논리적이고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어렵고 지루한 것은 원리와 유래를 모르고 나열된 지식을 기계적으로 외우기 급급하기 떄문입니다. 지질 현상과 원리를 설명하면서 이에 얽힌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같이 소개한다면,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한 순간에 날아갈 것입니다. 이에 여기에 지질과학 관련 일화를 모읍니다. 세계적으로 중요한 역사적 발견에서부터 한국의 지질학 발전 과정에서의 작은 일들까지 관련된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그리고 현재 지질과학을 공부하면서 일어나는 즐겁고 다양한 뒷얘기들을 공유해 주세요.
지층의 원리 정립
박미선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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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8.02 17:23
17세기 아일랜드의 한 성직자는 구약성서에 나온 여러 사건의 경과 시간을 계산
하여 아예 지구의 탄생 시점을 기원전 4004년 10월 26일 오전 9시라고 못박았
다.
퀴비에(Cuvier)같은 생물학자도 대홍수로 전체 생물종이 바뀌었다고도 하였다.
교회의 논리가 과학에 적용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스
코틀랜드 출신 허튼(Hutton, 1726∼1797)은 1795년 <지구의 이론>이라는 책에
서 지구의 지형을 조사한 결과 지구 표면의 구조가 서서히 단계적으로 변한다
는 결론을 얻었다고 썼다. 허튼의 주장은, 성경에 바탕하여 대홍수와 같은 급격
한 지구활동으로 짧은 시기에 지구가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기존의 수성론
(nepunism), 또는 격변론(catastrophism)에 반대되는 화성론(vulcanism), 균
일론(uniformitarianism)으로 불리었다.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 라이엘(Lyell, 1797∼1875)은 유럽과 북미에서 행한 지
질 조사를 근거로 허튼의 주장을 더욱 확고히 했다. 라이엘은 지상에서 현재 일
어나고 있는 자연 현상은 과거와 같은 속도, 같은 양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오
랜 시간 동안 작은 작용이 누적되어 큰 결과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지층층위론
(stratigraphy)의 창시자로도 불리는 라이엘은 지층 분석을 통해 지표에 가까울
수록 현재와 유사한 생물 화석이 발견되는 것을 발견하여 지층에 따른 시대 구
분을 하였다. 그 결과 지구의 나이가 적어도 수십억 년이어야 함을 보였다.
<종의 기원>을 쓴 다윈도 비글호 항해 중 라이엘의 책을 읽고 지구의 나이가 그
토록 길다면 진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즉 허튼과 라이엘의 연구
는 지질학의 발전 뿐 아니라 진화론의 탄생에도 결정적이었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