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지질시대의 길이에 대하여

교과서 오류 수정

Re: 지질시대의 길이에 대하여

이수재 0 13,725 2000.12.28 17:00
오랫동안 업무가 바빠서 말씀을 못 드렸군요.
죄송합니다.

우선 "지질시대"의 정의가 문제인 것 같은데

지질시대는 "지구생성 이후부터 지금까지"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Glossary of Geology와 지
질학개론, 정창희, 425쪽 등). 즉 암석이 발견되는 시기가 아니라 "지구가 생성된 시기 이
후"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여기서 "지질"은 암석 자체 뿐만 아니라 지질학적 기록을 포함하
겠지요. 그러니 최고의 '암석'이 발견되는 시기인 38억년 이후부터 지질시대라고 하는 것은 약
간 문제가 있는 듯 합니다.

1. 지구에서 발견되는 암석의 년령이 38억년이라고 하는 것에 대하여

발견된 암석은 Greenland Isua 지역의 "변성퇴적암" 이니까, 이것의 근원물질(아마도 암석이겠
지요)은 이 보다 더 오래된 것 이겠지요. 또 줄무늬와 함께 역암이 있는 변성퇴적암이라고 하
니까 '바다'는 이전에도 있었을 것으로 추론되구요. 또 이들 역암을 받치고 있는 기반암이 있
었겠지요. (지금은 사라졌겠지만).
그러면 없어진 암석을 놓고 어떻게 있었냐고 증거를 대라고 하면 곤란할 겁니다. 그러나 아주
오래된 암석에서 중광물로 나오는 저어콘(Zircon)이라는 광물은 42억년을 보입니다. "암석은,
예를 들어, 30억년인데, 그속의 광물은 42억년이다 ?" 이것은 다소 이상할지 모르지만 저어콘
이 고온고압에서 완전히 녹지 않고 재순환되기 때문일 겁니다. (년전에 Time지에 어떤 은하계
의 나이(확장하면 우주의 나이)는 80-120억년인데, 그 안의 어떤 특정별은 150억년이 측정되
서 일대 혼란을 일으킨 적도 있었죠. 암석-광물 관계가 은하계-별 관계와 같이 비교하면 참 우
리는 모순된 세상속에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분명히 이 저어콘 때문에 지구의 광물의 존재는 42억년까지 연장이 되겠지요. 문제는
초기의 7-8억년간의 암석은 그러면 다 어떻게 되었고 무슨일이 있었는가 하는 것이지요. 이것
에 대한 해결을 지구과학자는 무던히도 연구하여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기록이 없다고 해서 그 역사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요.

2. 누락된 지질시대의 추론 및 복원

2-1. 운석
지구상에는 많은 운석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회수하기 좋은 곳은 남북극 지방이지요. 얼
음층 위에 떨어지고, 주변에 암석이 없어서 찾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이한 것은 운석의 방사성
연대측정 결과, 대부분이 35-46억년을 보인다는 겁니다.

2-2. 월석
1967년 7월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을 때를 기억하면 아직도 가슴이 떨립니다만, 이때 저
는 이 광경을 영화로 담은 것을 보고 엄청난 환호와 기대를 갖고 성장했습니다. 그 당시 NASA
에서 제작한 영화와 3권짜리 홍보용 책자를 보고(실은 그림만 보았지요. 영화와 책자를 볼 당
시엔 국민학생이었으니까요), 우주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많았지요.
이때 가져온 월석은 그후의 일련의 연구과정을 통해 몇가지 중요한 사실이 밝혀졌지요.
* 닐 암스트롱이 한국에 왔을 때 월석을 모 연구기관에 기증하였습니다. 이것을 감쌌던 융단주
머니를 제가 보관하고 있었는데 안따깝게도 어떤 분이 가져갔습니다. 제발 그 원형이라도 남아
있었으면 하는데. 월석에는 작은 미세한 구멍이 많이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실겁니다. 이것의 의
미와 중요성은 현재의 주제와는 다르니 후에 서로 논의하죠)

American Geophysical Union에서 발간하는 EOS, 71권, 1990년, 3월 6일자, Graham Ryder 의 논
설인 Lunar Samples, Lunar Accretion and the Early Bombardment of the Moon. (313쪽)에는
흥미있는 사실이 많이 제공되어 있지요.

(1) 월면에서 충돌 분화구의 주변의 암석과 월면에 떨어진 월운석의 방사성 연령은 대부분
38.5억년을 넘지 않는다는 것
(2) Mare Basalt가 38.5억년 이상∼42.3억년 된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2)로부터의 추론은, 달에는 초기 생성이후 화성활동이 주로 있었고, 외부로부터 Heavy
Bombardment(이후 HB)가 없었다는 것이며, (1)로부터의 추론은, 달에는 38.5억년 이후부터 HB
가 많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폴로 15호는 회장석 반려암을 가져왔는데, 방사성년대가 46억년 이었지요. 흔히 말하는
Genesis rock(창세기 돌)이라고 하는데, 가장 오래된 암석입니다.

EOS 76, 1995년, 2월 7일자. Asteroid/Comet Mega Impact를 참조하면 흥미있는 지구과거사가
논의되어 있습니다.
Early Heavy Bombardment(EHB) 와 Late Heavy Bombardment(LHB)를 설명하였는데, 이는 후에 미
국에서 지구상의 생물대멸종과 진화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 논문으로 유명합니다.

3. 요약

결국 정리하면, 운석의 연령과 월석의 연령이 묘하게도 46-47억년을 보인다는 것과 지구생성
이론(집적설과 충돌설)등을 종합해 보면 지구의 생성년대 즉 지질시대는 46-47억년 이라는 것
이지요. 지구생성초창기에 대한 것은 현재 많은 서적이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지구에서 초창기 7-8억년은 화성활동과 풍화, 침식, 순환으로 그 암석의 존재 흔적은 없어졌지
만, 아이러니칼하게도 그 흔적의 추측 및 복원의 열쇠고리는 월석과 운석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이후의 역사는 잘 아실겁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자세히는 설명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나면 좀더 참고문헌을 정확
히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 지구의 생성 기구에 대한 논의(집적설과 충돌설)는 후에 의견을 나누어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이글을 장황하게 쓴 이유는 단편적인 사실보다는 그러한 사실에
이르는 과정과 결론을 말하고 싶어서 입니다. 위에서 말한 내용은
언제던지 바뀔수 있는 주장일 것입니다.
우주론에서 우주의 기원과 우리우주의 모양에 대한
물리학자/천문학자들의 발표들을 보면 가끔 우리가 사는
이 지구가 모순처럼 느껴질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하시는 일이 잘되시길 바랍니다.

Comments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76 명
  • 오늘 방문자 1,599 명
  • 어제 방문자 2,853 명
  • 최대 방문자 15,497 명
  • 전체 방문자 3,519,242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