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지구과학 교사입니다.
지구과학I 교과서에서는 원시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요인을 바다의 용해만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참고한 서적에서는 원시 대기의 이산화탄소 제거 요인으로 암석의 화학적 풍화가 주요 요인이라고 일관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참고 서적은 맨 아래에 나열하였습니다.
풍화는 시생대 중반 쯤 대륙 지각(Craton)이 형성되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부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선캠브리아대의 높은 온실 효과로 인한 높은 기온으로 인해 풍화율이 가속화되어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급격하게 제거하였다는 것입니다. 특히, 현생이언 들어서는 풍화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제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과서와 각종의 공식적인 평가(모의고사 포함)에는 바다물의 용해와 생물의 광합성에 의한 제거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참고한 서적들이 개론서들이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이미 확고하게 정립된 이론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서적들에서 다루는 내용들도 모두 일관적입니다.
국내에 이 분야의 전문가로 어떤 분이 계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상의해볼 수 있도록 알려주시면 감사하겠구요. 학계의 견해는 어떤지 알고 싶은데 이 분야에서 출간된 서적이 거의 없어서 확인하기 힘들고, 알아볼 경로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참고한 문헌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 문헌>
Earth as an evolving planetary system, K.C. Condie, 2005, Elsevier Academic Press, pp.175-221
Astrobiology: A Multidisciplinary Approach, J.I. Lunine, 2005, Pearson Education, Inc. & Addison Wesley, pp.329-348
Evolution of the Earth, 7th ed., D.R. Prothero and R.H. Dott Jr., 2004, McGraw-Hill Higher Education, pp.114-118
An Introduction to Astrobiology, I. Gilmour and M.A. Sephton, 2003, Cambridge Univ. Press, pp.48-71
Earth System History, S.M. Stanley, 1999, W.H. Freeman and Company, pp.257-284
H2O + CO2 = HCO3 (탄산의 형성)
H2CO3 = 2H+ + CO32- (또는 H2CO3 = H+ + HCO3-) (탄산의 해리)
2KAlSi3O8 + H2O + 2H+ = Al2Si2O5(OH)4 + 2K+ + SiO2(aq) (광물의 풍화)
이렇게 수소 이온이 소모 되면, 물의 pH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좀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탄산을 만드는데 이용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광물의 풍화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제거에 역할을 했다고 보는 거지요. 이런 풍화는 대개 강수 및 육지수에 의해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 것도 중요하지만, 위 두번째 반응으로부터 생기는 탄산이온이 탄산염 광물로 침전되어 고정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즉,
Ca2+ + CO32- = CaCO3 (또는 Ca2+ + HCO3- = CaCO3 + H+)
위 반응은 생물들에 의해 활발히 집행됩니다. (조개 껍데기와 같은 각질을 만드는 것을 생각하세요). 바다에서는 이와 같은 탄산이온의 고정이 매우 광범위하게 대량으로 일어납니다. 바다는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부피도 다른 물에 비해 엄청납니다. 이런 이유로 이산화탄소의 제거에 바다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산화탄소의 제거는 중화(풍화) 및 침전 모두 중요합니다. 덩치로 볼 때, 바다의 이산화 탄소 소비 능력이 다른 물에 비해 훨씬 크기 떄문에 바다가 이산화탄소 제거 주 요인으로 언급되는 것 같습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로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의 허영숙 교수님이 우선 생각납니다. 더 자세한 것은 그 분에게 문의해보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학생들에게 원리를 조목 조목 알려주어서 많은 내용이 아니라 보다 깊은 내용을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나열한 참고문헌들은 해수에 의한 직접적인 용해 요인과 풍화에 의한 제거 요인을 분리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통합해서 바다의 역할로 다루고 있지 않구요. 또한, 교과서와 문제집 및 모의고사 등에서 바다의 역할을 다룰 때에도,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직접 용해되어 들어가는 것만을 명시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원시 대기의 이산화탄소는 모두 해수에 용해되어 제거되었다'라는 식의 표현입니다
풍화에 의한 이산화탄소의 제거와 탄산염 침전 역시 매우 중요했다는 의견을 때로 제시하지만, 그 때마다 풍화 요인은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을 듣습니다. 문항의 출제나 출판과 관련해서도 검토 절차를 거치면서 그런 의견은 삭제됩니다. '교과서 내용과 다르다'라거나 '학생들이 혼란에 빠진다'라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그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과서에 '대기중의 이산화탄소가 해수에 녹아들어가서 제거되었다'라고 구체적이고 명시적으로 서술되어 있으므로, 풍화에 의한 제거가 중요했다는 서술은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겠죠. 먼저 교과서가 수정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많은 도움되었습니다. 허교수님께도 연락드리고 상의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