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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군조사단의 천안함 EDS 분석결과와 지질학
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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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33
2010.06.18 13:35
민군보고서에 실린 천안함 잔류물의 EDS 및 XRD 자료를 어제 보았습니다. 민군조사서는 알루미늄이 높은 온도에서 급랭되면서 비정질 산화알루미늄이 되어 함수, 함미, 연돌, 그리고 추진체에서 검출되었기 때문에 어뢰에 의한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되었다고 합니다. 그 자료들을 얻기 위해 어떻게 시료를 준비 했는지 분석조건은 어떠했는지 알길이 없어 해석이 무척 제한 적일수 밖에 없지만 주어진 범위내에서 가능한 해석은 함수, 함미, 연돌, 그리고 추진체에서 채취한 시료들은 산화 알루미늄과 거리가 멀지 않나 하는것이 저의 견해입니다.
민군보고서에서 산화알루미늄이 비정질 이어서 XRD에 잡히지 않았다고 하니 엑스레이 회절 분석에 대해선 더 이상 다루지 않겠습니다. 보고서에 실린 천안함 잔류물 EDS 스펙트라에 공히 탄소 (일부 흑연), 산소, 나트륨, 알루미늄, 규소, 금, 황, 그리고 클로린 피크가 나타납니다. 이 중 산소와 알루니늄이 주 원소로 그 나머지는 미소 내지 미량원소로 나타납니다. 금이나 탄소는 시료를 전도체로 만들기 위해 코팅을 한 결가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만 두가지 다 상당분량 검출되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함체와 추진체에서 나타난 이들 원소의 상대적인 비율은 매우 유사해서 이들 물질들이 동일한 기원임을 지시합니다.
하지만 알루미늄/산소의 비율은 산화 알루미늄의 Al/O 비율 (2:3)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될것은 (1) EDS가 많은 시료의 경우 정량이 아닌 정성적 방법이란 사실과 (2) 매우 작은 전자빔 (보통 1-10 마이크론) 을 사용하는 미소 전자빔 분석법이고 한 물질에만 주사해야한다는 것, (3) 아주 가벼운 원소 즉 수소 헬륨, 리튬, 붕소등은 검출하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3) 가벼운 원소의 경우 같은 양으로 존재해도 엑스레이 에너지가 낮아 무거운 원소보다 적게 나타나고 주위 매질에도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보정된 Al/O 비율을 주어진 자료로부터 정확히 가늠하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승헌 박사의 산화 알루미늄 EDS 결과를 보면 산소가 알루미늄의 1/3에 불과합니다. 40%의 산화비율 을 보인다고 하지만 산화알루미늄이 알루미늄 금속외부에 코팅되어 있고 알루미늄 산화물의 경우 전자빔의 투과 깊이가 1-2 마이크로 미터를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 (가속전압이나 세기에 따라 조금씩 바뀜) 되므로 이승헌 박사의 EDS 결과가 산화알루미늄을 대표한다고 볼수 있습니다.
따라서 천안함 잔류물과 추진체에서 나타나는 알루미늄과 거의 동등한 비율의 산소로 볼 때 산화 알루미늄으로 주장하기 힘들어 집니다. 검출된 원소 중에서 산소와 결합하는 주성분은 알루미늄 밖에 없고 나머지는 (규소와 황) 전체 산소의 양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검출되지 않은것 중에 산소의 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소입니다. 따라서 수소와 결합한 산소, 즉 물의 무게비는 100 wt%-측정된 산화알루미늄 wt%로 추정가능합니다. 민군조사단의 물의 양은 그렇게 추정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전자빔의 크기가 산화 알루미늄보다 더 커서 다른 이 물질이 상당량 같이 검출되었다면 더더욱 산화알루미늄이라 주장할수 없습니다. 앞서 강조했다시피 전자빔은 이미징이 아닌 극소 분석일 경우 동일 물질에만 고정 주사해야 정확한 결과를 얻습니다.
산화 알루미늄보다 산소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진 물질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그 중 저의 관심을 끄는 것은 깁사이트 혹은 알루미늄 하이드로옥사이드 (gibbsite, Al(OH)3)입니다. 지질학 공부하시는 분들은 다들 풍화의 대표적 산물인 이 점토광물에 대해 들어 보았을 겄입니다.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깁사이트의 화학조성 (65.36wt% Al2O3, 34.64 wt% H2O)은 산화알루미늄 보다 민군보고서에 있는 채취물의 화학조성 (45-55 % Al2O3,36-42 % H2O)에 더 가깝습니다. 백령도 앞바다 퇴적물에서 깁사이트가 발견된 적이 있으면 한층 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엑스선 회절분석에 나타나지 않으므로 비정질 깁사이트여야 합니다. 해저 퇴적물에 비정질 깁사이트 있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다른 가능한 장소는 바로 천안함 입니다. 알루미늄 하이드로옥사이드는 방화재로 많이 사용됩니다. 그래서 엔진실 같은 화재가 우려되는곳에 방화재를 비축해 두었다면 그것이 천안함 침몰 후 근처에 두루 침전될 수도 있을것 입니다. 방화재로 쓰이는 알루미늄 하이드로옥사이드가 비정질인지 아닌지는 소화기 분말을 엑스선 회절 분석해 보면 알수 있습니다.
민군보고서에 있는 그 물질이 주어진 자료만 가지고 무었인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산화알루미늄이 아니란 것은 매우 타당해 보입니다. 산화 알루미늄의 정량 분석 결과는 시료를 잘 건조한후 해당 물질만 전자주사했을 경우 100 wt% Al2O3여야 합니다. 산화 알루미늄이라면 구조적으로 결합된 물이 (민군조사서에선 습기라고 되어있음) 검출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검출된 황을 추출해서 동위원소 분석을 해 보면 또 다른 사실을 발견할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황이 폭약에서 왔을 경우 어뢰의 산지에 따라 황 동위원소가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파란 1번 마커펜 분석은 현재의 분석방법 중 micro-PIXE가 가장 나은 방법중 하나로 보이지만 불확실한 분석법이어서 그 결과는 EDS보다 더 큰 논란에 사로 잡힐겁니다.
양판석 (Ph. D.)
지질과학과
매니토바대학교
위니펙, 매니토바 캐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