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제국 '가야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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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제국 '가야 신비'

꼬꼬마 0 11,209 2008.02.25 14:58
[부산일보: 2008년 02월25일 월요일  ]
 <과학으로 푸는 신비의 세계>


"신라 황금문화 경쟁 밀려 '철의 왕국'역사 뒤안길로"
신라, 금 가공 첨단기술 뛰어나

 
부산 동래구 복천동 고분 출토 갑주로 무장한 가야시대 전사의 복원된 모습. 
 
제4의 제국 가야는 왜 쇠퇴했을까. 한때 '철의 왕국'으로 불릴 만큼 흥했던 가야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과학적인 이유는 뭘까.

최근 가야가 드라마 제작 등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잃어버린 왕국'이라고 불릴 만큼 여전히 많은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과학의 눈으로 수수께끼를 풀어보면 어떨까.

부경대 박맹언(환경지질과학과) 교수는 "가야가 흥하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쇠퇴하게 된 이유도 함께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철의 왕국'이란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이 가야는 당시 첨단 산업인 제철 기술에서 최고를 자랑하고 있었다.

박 교수의 말이다. "최근 김해 지사동과 물금(오봉산 일대)에서 원석으로부터 철을 제련하는 용광로 유적이 발견됐다. 이는 이곳이 광산개발 및 철광석 공급에서부터 제련, 정련, 용해 등 일련의 종합시스템을 갖춘 제철단지였음을 의미한다."

특히 물금광산은 1980년대까지 국내 최대의 철광산으로 명성을 날렸고 김해 인근은 노두광산으로 1900년대 초까지 채굴되던 곳이다.

김해는 낙동강을 끼고 발달한 고대 제철단지였다. 요즘으로 치면 포항제철소나 광양제철소인 셈이다.

박 교수는 "이곳에서 생산된 철제품을 동래 등 내륙지방으로 옮기려면 지금처럼 만덕고개를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낙동강~바다~수영강으로 이어지는 뱃길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철제품은 일본까지 수출되는 등 세력을 떨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로 흥했던 가야는 그러나 황금문화의 신라와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신라에서는 왕의 수보다 더 많은 금관과 세계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치 많은 금 귀걸이가 출토됐다. 신라는 4세기부터 현대과학 기술에 버금가는 최고의 금 가공기술로 당시 첨단 수출산업을 형성했다.

박 교수는 "일본서기에서 신라는 황금이 넘치는 나라로 기록될 만큼 황금문화가 발달했다"며 "금속문화의 흐름상 결국 가야의 철기문화는 보다 진척된 고부가가치산업인 신라의 황금문화와의 경쟁에서 밀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철기가 '브라운관TV'라면 황금문화는 'LCD-TV'로 비유될 수 있다.

여기에 해수면의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김해 장유패총에서 3세기경의 철기와 해안의 흔적이 발견됐다. 이는 당시 해안이 지금보다 4~5m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김해 예안동의 해식동굴과 사주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3세기 이후 어느 시점에서 김해지역이 융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해수면이 서서히 융기함에 따라 가야 제국의 항만 기능이 약화돼 무역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수송수단 등을 고려할 때 무거운 철제품을 싣고 높은 산을 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가야의 쇠퇴에 대해 수백 개에 이르는 고분을 주목하는 학자도 있다. 칠레 이스터 섬에 있는 사람 얼굴 모양 석상의 경우처럼 고분 건설과 순장에 따른 국력 낭비가 국가성장 잠재력을 깎아먹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과학자들의 '도발적인' 주장에 대해 가야사 전문가는 어떻게 생각할까. 부산대 신경철(고고학과) 교수는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가야 쇠퇴의 원인은 당시 동아시아 정치 변동에 있다는 설명.

신라의 요청에 따른 고구려 군사의 압박 때문에 금관가야가 해체되고, 가야제국이 사분오열되면서 멸망하게 됐다는 것.

"가야 고분은 노동력 등 국력을 낭비할 정도의 구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임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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