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대 페름기에 공룡이 멸종한 원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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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대 페름기에 공룡이 멸종한 원인을 찾는다

김정우 0 10,731 2007.11.30 14:24
[Science Times: 2007.11.29 ]

세종대 지구정보공학과 김정우 교수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을 강타한 쓰나미는 자연재해의 공포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무려 15m 가 넘는 물의 장벽이 해안을 덮쳐서 30만 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오늘날 전 세계가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인공위성의 활용은 주목받는 기술 중의 하나다.

제40회 금요일에 과학터치 서울역 강연은 세종대 지구정보공학과 김정우 교수의 인공위성 이야기다. 김 교수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자연재해 감시와 예측’을 주제로 인공위성을 이용해 화산폭발, 쓰나미, 지진 등의 자연재해의 감시 및 지구의 역사를 밝혀내는 기법을 소개했다.

먼저, 김 교수는 “왜 인공위성을 이용한 자연재해 연구가 필요한가?”란 질문을 던지고 차근차근 설명해나갔다.

“2004년 인도네시아의 쓰나미, 2005년 미국의 카트리나 피해 등은 대규모 자연재해로 이를 예측하는 데는 많은 비용과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최근에 인공위성을 이용한 감시기술이 급격히 발전, 대규모 자연재해의 연구가 가능해졌다.”

즉, 대규모 자연재해의 전 지구적 관찰에 인공위성이 유리하다는 설명.

“대규모 자연재해를 관찰하려면 넓은 지역을 연속적, 주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 포함되는데 인공위성은 그런 염려가 없다. 또 경제적이고 필요한 자료를 빨리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연재해 자체의 특성이 인공위성을 유리하게 만든다.”

즉, 자연재해의 원인이 지구내부 또는 우주공간에 있다면 국지적 지표관측만을 갖고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에 항공기보다 높이 떠서 관측할 수 있는 인공위성은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

인공위성 활용해 지진, 산사태 예측

김 교수 연구팀은 태풍을 제외한 지진(초전도중력계 활용), 산사태(GIS 활용), 지반침하(인공위성 레이더 활용) 등의 자연재해를 연구해오고 있다.

“자연재해를 예측하려면 지하의 움직임을 탐지하고 지표변화를 관측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주에 떠있는 GPS 위성, 레이더 영상을 분석한 자료와 지상에 있는 자력계, 초전도중력계, 중력계 등의 기기를 통해서 모은 자료를 통합해 예측하고 있다.”

현재 경북 문경시 호계면에 문경초전도중력관측소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초전도 중력계의 장점은 지난 2005년 3월 인도네시아의 진도 8.7 지진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일반 지진계는 짧은 순간만을 기록했는데 비해 문경에 설치된 초전도 중력계는 40분 정도의 긴 시간의 자료를 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확하다.”

산사태 관측에는 GIS 시스템을 이용한다.

 
▲ 자연재해 감시 및 예측을 위한 관측 기술 및 연구 모식도.  ⓒ 

“해마다 23명 정도가 산사태로 죽는데 이는 자연재해 사망자의 25%이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서 국지성 호우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산사태 역시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산사태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한데 GIS 시스템을 이용해 충북 보은의 산사태 예측 지도를 작성했는데 산사태 발생지역의 77%가 일치했다.”

인공위성 레이더를 이용한 지반침하 연구는 영상 레이더 간섭기법을 이용, 지구 표면의 3차원 정보를 추출하는 기법이다. 지형고도와 지진, 산사태로 인한 지표변위를 측정하는 것이다.

“목포는 3/2 이상이 바다를 매립해 이뤄진 도시로 여러 지역에서 지반침하가 보고되었다. 일본의 JERS-1과 유럽의 ENVISAT를 이용, 목포시 일대의 지반침하를 관측했다. 또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및 정선읍 일대는 채탄작업으로 인한 지반 지지력 약화로 지반 침하가 발생하고 있는데 일본의 JERS-1 위성을 이용, 이 지역 일대의 지반 침하를 관측했다.”

운석 충돌과 관련한 증거 남극서 찾아

김 교수 연구팀이 진행하는 4번째 연구가 인공위성을 이용한 운석 충돌구의 발견이다. 김 교수의 이야기는 지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질시대를 구분할 때, 고생대(5억7천만년전-2억5천만년전 사이), 중생대(2억5천만년전-6천5백만년전 사이), 신생대(6천5백만년전 이후)로 나눈다. 이런 기준 중의 하나가 공룡의 사라짐과 같은 생물의 급격한 멸종이다.”

그렇다면 인간보다 앞서서 지구의 주인이었던 공룡은 왜 멸종했을까?

“1억9천만년전 화성과 목성 사이의 궤도를 돌던 거대한 두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지름 10㎞ 이상의 운석들이 생겨났고 이 중 하나가 6천500만 년 전에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룹 지역에 떨어졌다. 최근 미국과 체코 연구진이 시뮬레이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충돌은 지구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가져와 햇빛을 차단시켰고 먹이와 산소가 부족해진 공룡들이 멸종하는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지구정보공학을 연구하는 김 교수도 이 사실에 주목하고 있었다.

“인공위성에서 보내온 자료를 검토하던 중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에 있는 ‘사이베리안 트랩(Siberian Trap)’에 화산활동의 흔적이 발견됐다. 원래 이곳은 화산지역이 아닌데 2억5천만년 전에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흔적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더욱 관심을 끈 사실은 여러 정황을 볼 때, 이 지역이 고생대의 페름기와 상황이 너무 유사한다는 점이다.”

이 사실에 매료된 김 교수는 공룡의 멸종과 운석 충돌의 상관관계에 더욱 깊이 파고 들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여러분! 대척점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대척점이란 지구상에서 서로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곳이다. 이는 운석 충돌과 관련해 많은 점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거대한 운석이 충돌하면 대척점에 에너지가 전파되는데 운석이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충격파가 지구 내부(내핵 및 외핵)를 지나서 반대편의 대척점에 모이고 그 지역에 화산활동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사이베리안 트랩의 대척점은 어디일까?

“사이베리안 트랩의 대척점은 바로 남극 지역에 있는 ‘윌크스 랜드(Wilkes Land)’다. 약 2억5천만년 전에 이 지역에 직경 41km의 거대한 운석이 충돌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 조사에 의하면 약 2억5천만년 전에 이 지역의 페름기와 삼첩기 시대에도 동물이 멸종했다. 이는 사이베리안에 화산활동이 일어난 시기와 일치한다. 이 지역 공룡의 화석에서 이리듐 등의 백금족 원소가 발견되는 이유도 급격한 화산활동이 일어났음을 뒷받침한다.”

거대한 운석이 충돌한 지역은 딱딱해져서 중력이 변하고 자기장에도 변화가 온다. 이 연구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던 김 교수는 남극에서 그 증거를 찾아냈다.

“운석이나 소행성의 충돌은 과거에 수도 없이 일어났다. 그런데 지구에는 대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풍화나 침식 작용으로 인해 충돌의 흔적이 잘 보존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달이나 화성 등에는 대기가 없어서 운석 충돌의 흔적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그러나 지구에서도 특수한 남극의 빙하지대는 운석 충돌의 흔적이 잘 보존되어 있고 인공위성을 이용, 증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강연 말미에 김 교수는 이 연구가 현재 세계 과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 교수의 강연은 자연재해의 예측에서 지구 역사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는 데 쓰이는 인공위성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84년 연세대 지구물리학과를 졸업한 김정우 교수는 동대학 석사를 거쳐서 ‘96년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인공위성지구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 공대 지구정보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행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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