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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에너지에 사활을 건 미국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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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6 11:53
[매일경제: 2007-12-25]
미국의 내년 화두는 에너지에 모아지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둔 유가 급등 때문에 갑작스레 생긴 현상이 아니다. 정부는 물론 기업과 대학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
에너지 대국인 미국은 사실상 정책 대안이 다양하다.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텍사스주 일대와 알래스카주, 캘리포니아주 일부 등을 제외하고 플로리다주 일대와 동부 해안 지역, 서해안 대륙붕 지역 등은 아직 개발 자체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이들 지역의 석유 매장량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런 막강한 에너지 부국이 새로운 에너지 개발과 석유 소비 감소라는 두 가지 이슈에 대해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의회는 대체연료와 고연비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감축 기술 개발 등을 위한 기초 법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마련된 새로운 에너지 법안과 자동차 관련법 개정안에 따라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2020년까지 모든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1갤런(3.78ℓ)당 35마일로 높여야 한다. 이는 1975년 제정된 현재 기준치인 25마일(승용차 27.5마일, 트럭 22.2마일)보다 40% 높아진 것이다.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매년 최소한 3.3%의 연비 개선을 달성해야 2020년까지 목표치를 맞출 수 있게 된다. 하이브리드 디젤 터보엔진 자동차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선 에탄올을 비롯한 바이오 연료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유회사들은 연간 360억갤런 용량의 정유시설을 2022년까지 바이오 연료로 교체해야 한다. 현재 미국 연간 가솔린 소비량은 1400억갤런에 달하며 바이오 연료는 이 가운데 60억갤런 수준이다.
에너지 수도로 불리는 휴스턴 엑손모빌과 쉘, 코노코필립스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대체에너지 개발을 가장 우선적인 성장동력과 차세대 사업 분야로 삼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주택에 태양광 전지를 설치하는 사업 등 다양한 에너지 절약과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에너지에 우리 미래가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못박는다.
거대 기업의 기술과 자본도 에너지 분야에 쏠리고 있다. 정보기술(IT)과 바이오 기업만큼이나 수많은 에너지 테크놀로지 기업이 생겨나고 있고,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은 이른바 '그린테크(Greentech)'로 불리는 에너지 프로젝트를 가장 중요한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심지어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구글도 인터넷 비즈니스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대체에너지 개발을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정했다. 구글은 '석탄보다 저렴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한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만 2000만달러를 투자해 에너지 전문가와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우리 목표는 1기가와트의 저렴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은 스탠퍼드대학의 에너지 개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새로운 첨단 기술력에 의한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휴스턴 명문 대학인 라이스대학도 마찬가지다. 실리콘밸리 최고 인재들도 에너지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만이 앞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스탠퍼드 공대에 재학 중인 로스 앤더슨 씨(25)는 "신재생 에너지는 매우 앞날이 밝은 분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