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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탐방] 석유 대신할 `불타는 얼음` 발굴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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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7 14:22
[매일경제 : 2008-01-15 ]
◆ '틴돌이' 와 떠나는 국가연구소 여행 / ⑥ 한국지질자원연구원 ◆ 틴돌이=안녕하세요. 틴돌이입니다. 2008년 들어 처음으로 인사드리네요. 올 한 해도 한국의 국가연구소들을 방문하며 흥미로운 과학 얘기들 많이 나눠 봐요.오늘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찾아왔습니다. 연구원 이름을 보니까 아마 땅과 자원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곳인 것 같은 느낌이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원장님께 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이태섭 원장님, 안녕하세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언제부터 연구원이 시작되었나요.이태섭 원장=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918 년 '지질조사소'로 출발하여 올해로 통산 90주년을 맞이한단다. 1976년 정부출연기관인 '자원개발연구소'로 새롭게 출범했고, 2001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지.틴돌이=우와, 정말 역사가 오래 됐는데요. 그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하는 곳인가요.이태섭 원장=아까 틴돌이가 말한 것처럼 우리 연구원은 우선 우리나라의 땅을 연구한단다. 그리고 지상뿐만 아니라 주변 바닷속 땅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지. 또 우리나라 영역에 있을지 모르는 석유, 가스를 찾는 것도 우리 연구의 일부란다.
틴돌이=지상과 바다 속 땅을 연구한다는 얘기는 이해하겠는데, 구체적으로 그런 연구를 어디에 활용하나요.이태섭 원장=우리나라 땅을 이해하면 그만큼 우리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단다. 국토를 자세히 연구해 지질도라는 것을 만들 수 있고, 이 지질도를 국토개발과 각종 건설공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거지. 땅이 움푹 꺼지기 쉬운 곳인데 그곳에 건물을 지으면 무너질 위험이 있잖니. 이런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거란다.
틴돌이=많은 사람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거네요. 그런데 땅을 연구하는 의미는 알겠는데, 우리나라 주변의 자원을 연구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나요.이태섭 원장=우리나라 주변에서 석유나 가스를 채취하는 일은 아쉽게도 아직 없단다. 하지만 우리나라 땅에 어떤 암석과 광물들이 있고 이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야. 세계 여러 나라들이 광물자원을 찾기 위해 인공위성을 사용해 원격탐사를 하기도 하는 등 굉장히 열심히 노력하고 있단다.
특히 우리나라 주변에 매장돼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우 소중한 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단다. 틴돌이 너도 혹시 들어본 적이 있니.틴돌이=아, 네 당연히 들어봤죠. 지난해 우리나라 동해에서 발견된 '미래의 에너지' 말씀하시는 거 맞죠.이태섭 원장=그래. 작년 6월 19일에 우리 연구원만의 순수기술로 동해 바다 깊은 곳을 뚫어 세계 다섯 번째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단다. 가스하이드레이트와 다른 연구분야의 자세한 이야기는 우리 KIGAM군에게 들어볼까.KIGAM군=틴돌아, 안녕. 만나서 반가워. 난 세계 최고 지질자원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KIGAM이라고 해.틴돌이 너도 알다시피 석유 매장량은 한계가 있어서 앞으로 언제 석유가 떨어질지 모르는 거잖니.그래서 미래에 석유 자원을 다 썼을 때를 대비해 우리 연구원에서는 한반도는 물론 동남아시아 해역의 바닷속 해저지형과 지질을 탐사하고 있단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어디에 묻혀 있는지를 탐사해 내기 위해서지. 가스하이드레이트 매장량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석유 소비량의 30년분에 해당할 것으로 보고 있어.틴돌이=그런데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어떻게 생겼나요.KIGAM군=가스하이드레이트는 겉으로는 얼음처럼 보이지만 공기 중에 놔두면 가스로 변하고 쉽게 불이 붙는단다. 그래서 '불타는 얼음'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지. 새로운 미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는 깊은 바다 밑 압력이 높고 온도가 낮은 곳에 묻혀 있어.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인 건 틴돌이 너도 알고 있지. 그래서 우리 연구원은 지하수를 찾아서 확보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단다. 특히 지하수가 아주 중요한 제주도에서 지하의 지질구조를 알아내고 지하수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단다. 또 지진이 나더라도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는 연구도 하고 있지.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미리 알아내기는 어렵지만, 빨리 관측해서 잘만 대응하면 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으니까 말야.전국의 단층지역과 주요시설 등 여러 곳에 지진관측소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전국의 지진상황을 주시하고 있어. 지난번 북한의 핵실험을 최초로 파악한 곳도 바로 우리 연구원의 지진연구센터란다.
틴돌이=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몰랐어요.KIGAM군=이것 말고 또 있단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환경문제가 세계적으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거 알고 있지. 우리 연구원은 산업발달로 갈수록 심해지는 이산화탄소를 깊은 땅속에다 저장하는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어.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세계적 노력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지.[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