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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한호]阿자원확보-인프라 제공 윈윈전략
이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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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6 23:45
[동아일보: 2007년 1월 5일]
남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슬픈 연가’가 3월부터 방영돼 최근 종영됐다. 지금은 ‘대장금’이 방송된다. 잠비아에서도 ‘슬픈 연가’가 방영되고 있다. 그들은 드라마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 하지만 굶주림과 헐벗음으로 ‘암흑의 대륙’으로 알려진 아프리카가 긴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나.
아프리카는 지난 3년간 이룩한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를 넘어섰다. 올해는 6%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빈번했던 내전이 종식되고 정치가 안정되면서 투자 환경이 개선된 데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지하자원 선점 경쟁이 아프리카 대륙의 점진적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아프리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한다. 중국은 향후 3년 동안 200억 달러 규모의 원조와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5월 약속했다. 일본도 거액의 지원을 준비 중이다. 미국과 러시아 또한 천연자원에 눈독을 들이며 ‘당근’을 만지작거린다.
한국은 지난해 3월, 24년 만에 이뤄진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내년까지 아프리카 개발원조액을 3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엄청난 돈 보따리를 풀어놓는 중국이나 일본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발전소 건설 등 플랜트 분야에서 중국이나 인도가 따라오기 힘든 수준의 뛰어난 기술력이 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자원보유국은 전력 도로 통신 등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하며 그것을 세우고 만들 기술력도 없다. 따라서 대한광업진흥공사와 국내업체는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지원하고 보유 자원을 공동 개발하는 패키지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해 11월 세계 3위 생산규모의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의 개발권을 확보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7일 기공식을 시작으로 플랜트 공사에 들어가면 2010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해 국내 니켈 수요의 25%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이 아프리카 광물자원 개발에 진출한 사업은 19건에 불과하다. 대부분 소규모 금광 탐사였고 그나마 현재는 암바토비 니켈광 등 2개 사업만이 진행 중이다. 아프리카에서 광물 부존이 확인된 광구는 이미 세계 각국의 메이저 기업이 선점한 상태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기술이 높은 한국을 방문하는 아프리카 국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를 대상으로 패키지 전략인 ‘한국형 자원개발모델’을 적극 활용하면 아프리카에서 자원 확보 기회를 한층 높일 수 있다.
광물자원은 석유나 가스와는 달리 뚜렷한 대체재가 없는 지하자원이다. 아프리카에는 자동차와 반도체 등 국내 핵심 산업의 원료로 쓰이는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자원 확보가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임을 인식할 때 아프리카 진출은 더 늦출 수 없는 시급한 현안이다.
이한호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