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한겨레신문에 사람이름을 연재하며 본 전통 암석 이름
최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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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0
2007.10.27 13:30
금년도 10월초부터 한겨레신문에 사람이름에 대한 칼럼을 쓰게 되었다
이제 네번째 기사가 나갔다. 준비하다 보니 온통 전통 암석이름으로 된 이름들이
들어가는 기사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람이름/ 쑥돌․감돌․몽돌
성종 8년(1477년), 윤필상의 종, 熟石(숙석)이 뒷배를 믿고 장리쌀을 빌미로 백성의 재산을 빼앗으니 충청도 관찰사가 죄를 주라 임금께 장계를 올렸다. 조선시대에 화강암은 관악산화강암처럼 붉은 빛이 도는 ‘익은 돌’(熟石)과 포천화강암처럼 알갱이가 곱고 흰빛을 띠는 ‘잔돌’(細石=세석), 흑운모가 많아 쑥색이 도는 ‘쑥돌/돌’(艾石=애석), 세 가지로 나뉘었다. 叔石․叔突(숙석․숙돌)이란 이름은 ‘쑥돌’인 게 분명하다.
‘-돌/돌히’(石乙/乭/乭屎)로 끝나는 사내이름에 돌히/돌이․감돌․강돌․검돌이․고돌․공돌․귀돌․귿돌․금돌․논돌․늦돌․댱돌․둑돌․둔돌․또돌․막돌/막돌히․만돌․먹돌․메돌․몽돌․뭉돌히․복돌․봉돌․붓돌․빙돌․산돌/산돌히․삼돌․새돌이/새돌히․샹돌․셕돌․쇠돌/쇳돌․수돌․쉬돌․시돌․쑥돌․약돌․어늑돌․억돌․오돌․옥돌히․우돌이․원돌․육돌․윤돌․은돌․일돌․장돌․재돌․쟈근돌이․졈돌․조돌․죽돌이․진돌․차돌/차돌히․한돌이․허롱돌․험돌․후돌/훈돌이 있고, 계집이름에 몽돌․옥돌이 있다.
금․은․쇠 따위가 든 돌은 금돌․은돌․쇳돌, 이런 쓸모 있는 광석을 감돌이라고 한다. 옥으로 된 옥돌, 썰물과 밀물에 씻겨 둥그나 납작하게 닳은 바닷가 몽돌, 낚싯바늘이 가라앉도록 낚싯줄 끝에 매다는 봉돌도 이름으로 쓰였다. 커다란 바윗돌이 ‘뭉우리돌’인데 ‘뭉돌’이라고도 한 듯하다. 돌이 있는 곳에 따라 강돌․논돌․둑돌․메돌/산돌이 있는데 강돌은 강이나 냇물에 닳은 돌로, 고장에 따라서는 호박돌을 이르기도 한다. ‘-돌’로 끝나는 이름은 온통 지질학 용어로, 요즘 되살려 써도 모자람이 없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앞으로 전통 이름속에 남아있는 지질학 용어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