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년 화석의 흔적… 그 땅은 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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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년 화석의 흔적… 그 땅은 바다였다

강원도민일보 0 10,447 2008.02.16 15:34
● ‘자연사 박물관’ 영월을 가다
 
[강원도민일보: 2008년 02월 16일 (토)] 
 
 
   
곳곳 희귀광물… 지구진화 체험
서면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눈길
지구과학올림피아드 성공 개최도

봄 방학이다. 긴 겨울의 묵은 때를 벗어 던지고 새학기를 맞이할 충전이 필요하다. 가족들과 손을 잡고 지역 자체가 자연사박물관으로 알려진 영월을 찾아가 보자.

영월 북면 문곡초교 인근 연덕천변에는 약 4억∼5억년 전에 생긴 천연기념물 제413호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가 형성돼 있다.

오르도비스기 하부고생대 지층에 형성된 것으로 건열 구조는 얕은 물 밑에 쌓인 점토 등의 퇴적물이 한때 수면 위로 노출돼 건조될 때에 퇴적물이 수축하면서 생긴 틈이 그대로 굳어져 형성된 지질구조이다. 이는 곧 과거 이 지역이 수면 아래에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귀중한 학술자료가 된다.

또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이 지구상에 출현한 최초의 생물 중 하나인 단세포 원시 미생물 남조류 위에 작은 퇴적물 입자들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퇴적 구조로 미세한 박테리아가 뭉쳐진 화석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선캄브리아대(약 7억∼10억년 전)와 중생대 백악기(약 1억년 전)에 형성된 퇴적암에서 아주 드물게 발견되고 있는 희귀한 지질 자료이다.

서면 옹정리 선암마을은 한반도 지형을 꼭 빼어 닮았다. 감입 사행천(嵌入 蛇行川)과 하안단구 지형으로 강을 끼고 있는 동쪽은 급경사, 서쪽은 완만하게 수면과 맞닿은 동고 서저의 지형을 이룬 데다 서해안의 갯벌, 전라도 해남에 해당되는 땅끝마을도 보인다.

북쪽으로는 백두산의 모습과 백두대간 줄기, 북서쪽으로는 중국 남동부의 단둥공업지대, 남쪽으로는 포항의 장기곶 등 우리나라 산천의 모습이 오묘하게 자리잡고 있다. 영락없이 우리 한반도의 축소판이다.

그러나 영월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장릉과 청령포, 고씨동굴, 동강과 래프팅, 어라연 계곡 등 역사 문화 관광 자원만 있는 곳이 아니다. 영월은 우리나라 광물자원의 표본실이며 석회암 카르스트지형이 제대로 발달된 곳이기도 하다. 또한 남한 최고의 높낮이를 자랑하는감입 사행천과 하안단구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영월 땅 자체가 온통 지리박물관의 표본들인 셈이다. 교과서 밖에서 체험할 수 있는 생생한 지리가 영월에 있다.

여기에 다양한 동·식물 화석(fossil)들도 있다. 화석은 지질시대로부터 보존된 생물의 유해나 흔적. 주천면 판운리 풍광 좋은 평창강변에 자리잡은 영월화석박물관을 찾아 가면 영월지역에서 발견된 고생대 삼엽충 화석과 중생대 암모나이트 화석 등을 비롯해 장기근(57)관장이 30여년 동안 수집한 고생대-중생대-신생대에 이르는 각종 화석 320여점을 전시중이다. 고생대 3억년 동안 지구를 누비며 다양한 모습과 엄청난 개체수로 지구의 역사와 진화의 증거를 고스란히 간직한 삼엽충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들을 수 있다.

특히 고생대에 바다에서 크게 번성했던 삼엽충이 석탄층이 잘 발달된 영월에서 발견됨에 따라 5억년전 영월은 바다였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 여러 가지 화석과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화석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영월에서는 별마로천문대와 연계해 국제지구과학교육학회 주최로 11개 국가 학생과 교수 등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국제지구과학 올림피아드대회가 성공적으로 열리기도 했다.

영월 호야지리박물관의 양재룡(61)관장은 “땅 위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생활은 ‘지리’ 곧 그 자체”라고 말한다. 또 “교과서에 갇혀 있는 지리적 사실들은 거의 우리 주변의 것들”이라며 “영월을 찾아 현장감 있는 지리 체험학습을 가져보길 바란다”고 권했다. 영월/방기준 kjb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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