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만큼 소중한 자원인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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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만큼 소중한 자원인 ‘물’

쏘니 0 6,309 2009.05.08 09:57
2009.05.08 <서울신문>

‘돈을 물 쓰듯 쓴다.’는 경구는 말한다. “물은 헤프게 쓸 수 있는 대상”이라고. 하지만 이제 이같은 경구도 폐기처분해야 할 듯하다. 물은 이제 돈을 주고 사 먹어야 하는 상품이 됐기 때문이다.

‘물은 누구의 것인가-물 권리 전쟁과 푸른 서약’(모드 발로 지음, 노태호 옮김, 지식의 날개 펴냄)은 지난 2002년 ‘블루골드’라는 공저로 물 보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저자 모드 발로가 내놓는 후속편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말하는 블루골드, 곧 물은 정부나 거대 기업들이 말하는 선점대상으로서의 성장동력이 아니다. 자연 그대로 보존돼야 할 원유(블랙골드)만큼이나 소중한 자원이다.

저자는 물이 세 가지 측면에서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한다. 담수 자원의 고갈과 물 이용에 대한 불평등한 접근성, 기업의 물 통제다. 원제인 ‘Blue Covenant(푸른 서약)’에서 드러나듯, 책은 물 전쟁을 막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둔다. 푸른 서약은 물에 대한 인간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는 국제적 서약을 의미한다. 저자는 “물 보전, 물 정의, 물 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푸른 서약’을 만들고, 모든 국가의 헌법과 유엔의 국제법에 이를 명시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안한다.

‘물 보전’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담수 고갈을 막기 위해 물 순환 과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댐 건설이나 수로 변경 등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인위적 행위가 중단돼야 한다. ‘물 정의’는 가난한 국가의 국민이 차별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국적 물기업이 개발도상국에 들어와 물을 약탈하거나 환경오염을 일삼는 것에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물 민주주의’는 국가에 의한 민주적이고 공적인 관리를 강화하는 것을 뜻한다. 물 관리를 기업에 맡길 경우 이익 창출의 수단으로 이용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모든 생명체는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하고, 물에 대한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물 위기를 단순히 산업적 차원이 아니라 환경과 인권의 차원에서 진단하는 시각이 돋보인다. 1만 2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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