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대응 中·日 ‘갈등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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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대응 中·日 ‘갈등 모드’

쏘니 0 8,056 2009.06.12 09:41
2009.06.11 <세계일보>

지구온난화 대응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 간 협상도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회의를 앞두고 각국의 이해 갈등과 주도권 다툼이 표면화하고 있는 셈이다. 코펜하겐 회의에서는 2012년 종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후변화협약을 논의하게 된다.

중국 정부는 일본의 15%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가 부적절하며 유럽연합(EU)에서 설정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강력 비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앞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10일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15%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소 총리는 “이 야심찬 계획으로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본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협약 회의에 참석 중인 위칭타이(於慶泰) 중국기후변화담판 특별대표는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이 내놓은 감축량은 1990년에 비해 8% 줄어든 것으로 EU의 목표치 20%를 크게 밑돈다”며 “일본이 감당해야 하는 기준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위 특별대표는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생긴 지구온난화의 희생양”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달에도 선진국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기준으로 40%를 감축해야 한다며 선진국 책임론을 폈다.

기후변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본의 낮은 목표치가 국제협상을 주도해온 일본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아소 총리는 FT 인터뷰에서 “공공과 산업에 미치는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과다한 목표치를 책정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며 “그동안 일본이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해온 점도 감안돼야 한다”고 말했다.

FT는 지구온난화의 책임을 둘러싼 부국과 빈국 간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며 연말 코펜하겐 회의 때까지 각국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미국 정부도 베이징에서 10일까지 사흘 동안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실무협상을 벌였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기후변화협약회의에서는 기후변화로 향후 수년 내 전 세계 수천만명의 주민들이 ‘난민’ 신세로 전락하고, 세계적으로 엄청난 사회·정치·안보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뉴욕 컬럼비아대, 유엔대학, NGO(비정부기구) 전문가들은 ‘피난처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막을 획기적 조치가 강구되지 않을 경우 역사상 전례없는 대량 이주 사태가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거주지를 옮기는 이주자가 2010년 2500만∼5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면서, 국제이주기구(IOM)도 그 수가 2050년 2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춘렬 기자, 도쿄=김동진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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