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 우주'로 생명의 기원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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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 우주'로 생명의 기원 추적

쏘니 0 5,233 2009.07.07 09:37
2009.07.06 <매일경제>

이른바 `원시 수프'라 불리는 지구 초기의 환경을 분자 수준에서 재현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에보그리드'(EVOGRID)를 전 세계 네티즌의 컴퓨터망에서 운영, 어떤 과정을 통해 생명체가 탄생하는지를 추적하려는 야심적인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약 40억년 전 지구 상에 첫 생명체가 출현했으며 초기의 암석을 통해 당시 환경을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화학 원소들이 풍부한 바다에서 생명체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며 이런 원시수프가 부글부글 끓어 올랐든, 벼락에 맞았든, 모종의 에너지가 단순한 화학물질을 보다 복잡한 상태로 만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워낙 단서가 없어 당시 상황을 그려내기가 막연한 실정이다.

국제 우주선 및 우주 탐사작업 시뮬레이션 전문가들이 창안한 에보그리드는 원래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이 개발한 오픈소스 분자역학 시뮬레이터 GROMACS를 변형시킨 개념이다.

에보그리드의 원시수프에 들어 있는 모든 가상 분자는 각기 특정한 물리적 성질을 갖고 독자적으로 행동해 일종의 `장난감 우주' 역할을 한다는 것이 창안자 중 한 명인 디지털스페이스사 대표 브루스 데이머의 설명이다.

각 분자의 기본적인 물리적 성질에 기초 매개변수들을 적용하면 이 가상 자연은 저절로 제 갈 길을 가게 돼 있다. 각 분자들이 상호작용하고 연결되면서 가장 기본적인 원소들이 더 복잡한 구조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에보그리드 창안자들은 외계 지적 생명체를 추적하는 화면보호 프로그램 SETI@home처럼 에보그리드에도 100만명 가량의 네티즌이 접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오늘날의 컴퓨터가 화학반응보다는 훨씬 속도가 느리지만 수백만 대의 연산장치로부터 지원을 받으면 앞으로 20~40년 안에 우주공간 내 모든 세포를 가상으로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에보그리드를 통해 아무리 확실한 가상 생명체를 추적할 수 있다 해도 "숫자는 숫자일 뿐"이며 살아있는 유기체는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언젠가는 미래의 기술을 통해 이런 생명체를 화학적으로 재창조할 수도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소행성들을 식민지로 개척하거나 화성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사이버 물리학 생명체들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창세기'를 이룩하는 것도 원대한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youngnim@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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