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 해변' 약속 깬 월성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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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암 해변' 약속 깬 월성원전

[매일경제 ; 2012년 11월 23일]

'대왕암 해변' 약속 깬 월성원전


해마다 줄어드는 경주 문무대왕릉 앞 해변 문제(본지 21일자 1·3면 보도)와 관련, 월성원전 측이 애초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가 다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월성원전 측은 지난 2003년 '원전 건립 이후 해변이 줄어들고 있다'는 주민들의 이의제기에 따라 문무대왕릉 해변이 있는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일대 침·퇴적 영향 용역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용역 비용 등은 모두 원전 측에서 부담하기로 했으며 약 2억원 정도가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2월부터 2004년 9월까지 진행된 용역조사 결과 문무대왕릉 앞 해변은 지난 1979년 월성원전 배수구 건설 이후 10년 동안 해안선이 육지 쪽으로 25m 후퇴했으며 강한 파도의 영향으로 모래가 사라지고 입자가 굵은 자갈들만이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보고서에서는 "월성원전의 구조물에 의한 해변 변화량 영향률은 약 7%, 신월성원전의 영향은 약 31%로 판단된다"는 내용과 "적절한 침식방지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 등이 기재돼 있다.

이에 원전 측은 주민들과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약속하는 합의서를 작성한 후 해안에 침식 저감시설 설치를 추진했다. 그러나 문무대왕릉 주변 500m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탓에 문화재청의 반대로 시행이 잠정 연기됐다. 당시 원전 측은 주민들에게 협조공문을 통해 해당 사실을 알리고 "해안선 변화 여부를 3년간 실측하고 결과에 따라 문화재현상 변경허가를 재신청하는 등 본 사업에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원전 측은 2007년 1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새로운 용역조사를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기존 입장과는 반대의 결과를 전달했다. 이 조사 보고서에서는 "문무대왕릉 앞 해변의 변화는 계절별 침`퇴적 안의 범위에 들어가는 정도로매우 안정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기재하고 있으며 이 결과에 따라 원전 측은 "현 상태의 백사장을 유지하는데 인위적인 대책 방안은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주민들에게 통보했다.

봉길리 어촌계장 김남용(53) 씨는 "처음에는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뒤 합의서를 작성하고서는 6개월 후 약속과는 다르게 몰래 자체 용역을 다시 벌여 엉뚱한 결론을 내놨다"며 "어떻게 조사를 했는지 먼저 합의했던 것은 오간대도 없이 지금까지 시간만 끌고 있다. 주민들을 기만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성원전 이규찬 홍보팀장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실시했던 첫 번째 조사는 예측조사였고, 다시 문화재청의 요구에 따라 실측조사를 해보니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서 "실측 조사 결과 자연적인 형태를 훼손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도출됐다. 주민들도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꾸준히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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