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낳는 태생(胎生) 방식, 공룡 이전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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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1 22:01
[서울신문 ; 2012년 12월 11일]
“새끼 낳는 태생(胎生) 방식, 공룡 이전에 등장”
알이 아닌 새끼를 낳는 태생(胎生) 방식은 공룡이 나타나기 전인 약 2억8천만년 전, 어쩌면 그보다도 더 오래전부터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디스커버리 채널이 10일 보도했다.
우루과이 과학자들은 최초의 수생(水生) 파충류에 속하는 메소사우르스의 잘 보존된 태아 화석을 우루과이와 브라질에서 발견했다고 국제 고생물학 전문지 ‘역사생물학’(Historical Biology) 12월 호에 발표했다.
메소사우르스는 고대 초대륙 판게아에서 오늘날 남아메리카와 남아프리카로 갈라진 지역에서 살았던 파충류인데 최적의 환경과 위치 덕분에 연조직과 신경, 혈관까지 극도로 잘 보존된 채로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들이 약 2억8천만년 전 페름기 초기에 나타난 가장 초기의 동물이라는 점에 비춰 태아를 품는 방식은 양막의 진화 초기에 발달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생과 난생(卵生) 출산 방식은 각각 이점과 약점을 갖고 있다. 오늘날의 달걀이나 공룡 알처럼 광물질화한 단단한 껍데기에 싸인 알들은 마른 땅 위의 번식에 유리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람을 비롯한 많은 동물이 알 대신 새끼를 직접 낳는데 따른 이점도 있음이 분명하다.
연구진은 “알을 낳지 않고 양막 속에 갖고 있는 것은 포식자를 피하고 생존율을 높이는 유용한 전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소사우르스 화석에는 성체와 어린 것들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어린 것이 출생 후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소한 일부 메소사우르스는 염도가 매우 높은 물 속에서 새끼를 낳고 키우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메소사우르스들은 건조한 기후로 점점 수분이 증발해서 짠물 습지처럼 변한 얕은 물에 처음 살았던 동물들로 추정된다. 이 곳은 많은 유기물이 축적된 결과 밑바닥의 산소가 사라져 웬만한 생명체들은 살 수 없는 환경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환경에서 메소사우르스들이 태어났을 때 이들은 환경에 적응하는 염선(鹽腺: 과잉 염화나트륨을 제거하기 위한 해양 파충류와 조류의 신체 기관)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학자들은 추정했다.
이보다 훨씬 후의 것이긴 하지만 새끼를 낳은 파충류의 증거는 이전에도 발견됐다.
미국 마셜 대학 과학자들은 앞서 7천800만년 전의 플레시오사우르스 화석 안에 들어 있는 태아를 발견했다. 지느러미발 4개를 가진 몸길이 4.6m의 포식성 파충류 플레시오사우르스 어미의 뱃속에 들어있던 태아는 어미의 몸에 비해 크기가 매우 컸다.
학자들은 오늘날에도 큰 새끼 한 마리를 낳는 동물들은 사회성이 강하고 어미가 새끼를 돌보는 행동을 보인다면서 이들이 다른 파충류에 비해 오늘날 돌고래와 더 비슷한 사회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