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표면에 생각보다 점토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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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2 00:01
[한국일보 ; 2012년 12월 21일]
화성 표면에 생각보다 점토 많아
물이 있어야 형성되는 점토질 성분이 화성 표면에 생각보다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0일 보도했다.
미국 행성과학연구소와 조지아공대 과학자들은 화성 궤도탐사 위성 MRO가 보내온 자료들을 분광계로 분석한 결과 생각보다 넓은 화성 표면이 점토질 광물로 덮여 있음을 발견했다고 지구물리학연구(GRL)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 2004년 화성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가 이글 크레이터에 착륙했을 때 조사한 암석 중 일부에도 진흙 성분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당시 오퍼튜니티는 산성 황화물 성분만 포착했고 이후 약 35㎞를 더 가 2009년 엔데버 크레이터에 도착해서야 점토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후 오퍼튜니티가 현재의 지점까지 진행하면서 지나온 메리디아니 평원에도 진흙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오퍼튜니티가 탐사 과정에서 점토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우리도 오퍼튜니티가 화성에 도착할 때까지는 점토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오퍼튜니티는 궤도 탐사위성에 탑재된 것 같은 효율적인 점토 탐지 장치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퍼튜니티가 착륙한 이글 크레이터 주변의 점토 신호는 매우 약했고 특히 엔데버 크레이터 내부와 가장자리에 비하면 더 약했다.
연구진은 과거엔 점토 성분이 더 많았을 수도 있지만 화산 활동에 따른 산성 환경으로 인해 일부가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황화물보다 지질학적으로 젊은 토양에서 점토가 발견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화성의 물이 보다 알칼리성을 띠었던 초기에 점토가 형성됐으나 이후 화산활동으로 물이 산성화하면서 화성 대부분 지역을 덮고 있던 수성 변질 광물들이 황화물로 바뀐 것으로 생각해 왔다.
연구진은 "새로운 발견에 따라 화성에 존재했던 물의 역사에 대한 기존 가설을 재고해야만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오퍼튜니티가 진흙 퇴적물이 풍부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 3개월간 활동이 예정돼 있던 오퍼튜니티는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지만 탑재된 광물 분석 장치 2개가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퍼튜니티는 파노라마 카메라로 암석 사진을 찍고 분광계로 분석해 암석층의 성분을 밝혀내야만 한다.
연구진은 "우리는 지금까지 궤도 탐사선을 통해서만 점토 퇴적 지역을 찾을 수 있었다. 오퍼튜니티가 표본을 발견해 보다 근거리에서 볼 수 있게 되면 이런 점토암이 형성된 환경이 깊은 호수였는지, 얕은 연못이었는지, 화산에서였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