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소행성·우주잔해물 감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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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소행성·우주잔해물 감시 나선다

[한겨레 ; 2013년 2월 18일]

우리나라도 소행성·우주잔해물 감시 나선다


미국이 제공하는 자료 의존 벗어나  2016년까지 감시체계 구축 나서 자체 개발한 50㎝급 광시야 망원경 외국 관측소 5곳에 설치 계획  2m급 감시 망원경 개발도 추진 한달 전 근지구소행성(NEA) ‘아포피스’와 16일(한국시각) ‘2012 디에이(DA)14’의 지구 접근에 이어 같은 날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지역에 유성우 사태가 발생해 ‘우주 재앙’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지구 궤도에는 ‘미르’ 같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위성 덮개(페어링)에 이르기까지 3만여개의 우주쓰레기가 떠다니며 연평균 50여개가 지구로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우주감시 체계 구축을 시작했지만 유성우 급습처럼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자연현상에 대해서는 사후 대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18일 근지구공간에서 발생하는 자연적·인위적 우주물체를 감시할 수 있는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체계’(OWL)를 2016년까지 240억원을 들여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문연은 자체 개발한 50㎝급 광시야 망원경을 5곳의 외국 관측소에 설치해 우리나라 위성을 자동으로 상시 관측하는 한편, 2m급 우주물체 감시망원경을 개발해 우주잔해물과 소행성 등 우주물체 감시활동을 할 계획이다. 2m급 광학망원경은 지구 상공 3만6천㎞ 정지궤도에 있는 10㎝ 크기의 우주쓰레기도 감시할 수 있다. 박장현 천문연 우주감시사업센터장은 “나로호 발사와 한국형 발사체 개발 등 우주개척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우리나라는 우주물체 감시와 관리도 우주개발의 일부로 인식해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우주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 또 한반도 상공을 날마다 지나는 수백개의 위성 등 우주물체에 대한 감시는 우주시대·정보시대에 국가 안보를 위한 필수 시설이다”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최근 광시야 망원경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시험설치 가동 중으로, 앞으로 몽골, 터키, 카자흐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설치할 구상을 갖고 있다. 터키 국립천문대와는 2011년 말께 관측소 설치에 대한 양해각서도 교환했다.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체계가 가동되면 우리별 1~3호, 과학위성 1호, 아리랑 1호 등 운용이 중단된 위성의 궤도를 우리가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천리안위성처럼 현재 정상 가동 중인 위성들은 자체적으로 보내오는 위성항법장치(GPS) 신호를 통해 궤도를 쉽게 추적할 수 있지만 고장이 나거나 임무가 끝난 위성들은 지금까지 미국 전략사령부(USSTRATCOM) 산하 합동우주운영센터(JSpOC)가 제공하는 ‘투 라인 엘리먼트’(TLE)라는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30여개의 레이더, 전자광학장비, 레이저 등 감시체계를 갖추고 소행성과 인공위성, 기타 우주물체에 고유번호를 매겨가며 하루 수차례씩 관찰해 5~6번씩 궤도를 수정해주고 있다. 예전에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에서 우주 감시를 맡았지만 현재는 전략사령부로 업무가 이관됐다. 그러나 미국이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궤도 정보는 정밀도가 낮아 우주물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려면 직접 관찰해 정보를 얻어야 한다. 조중현 우주감시센터 책임연구원은 “미국 합동우주운영센터가 매기는 고유번호와 항공우주국(나사)에서 매기는 국제등록번호가 있듯이 우리가 감시체계를 구축해 위성 등의 궤도를 직접 관리하는 단계가 되면 고유의 식별번호를 매겨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천문연의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체계가 구축되더라도 러시아에 떨어진 유성우처럼 돌발적인 상황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태형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교수는 “유성우처럼 크기가 작고 저궤도에 진입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는 광학장비가 아닌 레이더로 감시해야 하는데, 레이더 감시체계는 미국만이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11일 현재 국제천문연맹(IAU) 산하 소행성센터(MPC)에 등록된 지구접근천체(NEO)는 9693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지름이 1㎞ 이상인 것은 861개로 추정된다. 하지만 오는 24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평화적 우주 이용을 위한 위원회’(UNCOPUOS)는 “지금까지 발견한 지구접근천체 가운데 ‘지구 궤도 안쪽에 있어 위협이 되는 천체’(IEO)는 10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름이 100m가 넘는 아이이오는 10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미국 나사는 2009년 지름 40㎝짜리 적외선망원경을 탑재한 광역적외선탐사위성(WISE)을 발사해 그동안 예측해온 지구접근소행성(NEA)이 예상보다 많지는 않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나사는 100m 이하짜리 소행성은 현재까지 3000여개가 발견됐음에도 이는 전체의 1%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행성 ‘아포피스’는 지름이 270m짜리였지만 ‘2012 DA14’는 지름이 45m에 불과하다. 러시아에 떨어진 유성우는 지름이 17m로 추정되고 있다. 이태형 교수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보듯이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사전 대비만큼이나 사후 수습 대책도 중요하다. 국가재난 대책업무에 ‘우주재앙’에 관한 것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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