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전개발 ‘덫’

새소식

해외유전개발 ‘덫’

CHRIS 0 8,124 2008.08.16 13:56
[파이넨셜 2008년 8월 16일 토요일]

국내 컨소시엄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잇따라 철회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고수익 고위험’으로 대변되는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에 나선 기업마다 이번 추정 매장량 37억배럴의 러시아 서캄차카 유전개발 사업의 무산 위기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내부적으로 사업 타당성 검토와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도 계약이 파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외 자원개발의 경우 계약 방식이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양해각서 체결 정보와 철회 정보가 상당수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철회 사례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해외 자원개발 철회가 잇따르면서 △불공정 계약 관계에 따른 일방적 파기 △초기투자비용 급증 △투자실패율 확대 △유가 급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각종 대내외적 변수도 악화되고 있다. 우선 한국컨소시엄은 해당 정부의 산하 공기업과 해외 자원개발 계약을 맺는다. 해당 공기업은 자국 정부로부터 운영권 등을 딴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정부가 자원민족주의를 앞세워 프로젝트 진행에 훼방을 놓거나 파기를 선언하는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컨소시엄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번 러시아 서캄차카 유전개발 사업도 러시아 지하자원청이 러시아의 로스네프트사와 한국컨소시엄의 공동 참여에 따른 탐사 라이선스의 연장 신청을 기각하면서 비롯됐다. 만약 기각이 확정되면 해당 사업권은 러시아의 다른 기업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진다.

초기 투자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탐사를 위해 필요한 해당 지역의 지적도와 지질의 내용을 담은 자료다.

대우인터내셔널 고위 관계자는 최근 “지질 등의 내용을 담은 자료 구입비용이 경쟁 심화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자료를 모두 구입하면 탐사와 매장량에 대한 정확한 추정이 가능하지만 초기단계에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자료를 사는 데 부담을 갖는 기업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자원개발에 나선 중소기업 관계자도 “탐사 지역에 대한 자료값이 비싸 주로 표본추출식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면서 “몇군데 지역에 대한 자료만 사서 전체적으로 추정하는 식이어서 정확도가 떨어져 사업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실패율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통상 자원개발에 나설 경우 발생하는 성공률은 통상 15% 선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탐사 결과 기대 이하의 매장량이 드러날 경우 지분투자금을 날리게 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통한 자금차입에도 압박이 커져 유동화 부실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100달러 선으로 안정 회귀하고 있는 것도 자원개발사업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거 국제유가가 낮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된 매장 지역이 금싸라기 땅으로 변하면서 과열 개발로 치달았다. 그러나 유가가 하향안정세로 돌아가면 사업 초기 예상했던 사업 수익성이 급락하게 된다.

특히 러시아 해상은 시추비용이 지상보다 더 많이 소요된다. 지상유전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이상만 유지되면 경제성이 있다고 관련업계 전문가들이 말한다. 다만 최근 오일샌드나 오래 방치됐다가 재개발이 추진되는 곳은 유가 하락에 따른 경제성이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외 유전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모 기업 관계자는 “자원민족주의를 비롯해 탐사비용 급증 등 대내외 문제가 확산되면서 자원개발에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면서 “카자흐스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은밀히 진행된 MOU 등이 파기되는 곳이 많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Comments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71 명
  • 오늘 방문자 151 명
  • 어제 방문자 1,094 명
  • 최대 방문자 15,497 명
  • 전체 방문자 4,103,942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