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공룡박사, 해남 백악기 공룡해안 주목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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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5 10:59
[뉴시스 2008년 10월 24일 금요일]
“과학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된 것이 날아다니던 파충류 익룡이 과연 걸을 수 있었는지, 걸었다면 과연 어떻게 걸었을까였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큰 몸짓의 익룡이 걸었다면 두발로 걸었으리라고 결론 내렸었다. 그러나 해남 유적을 조사함으로써 익룡이 네 발로 걸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익룡이 네 발로 땅 위에 걸었던 흔적이 400여개 발견됐다. 이런 발견은 정말 가치가 크고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세계 자연유산 등재 심사차 ‘한국의 백악기 공룡해안’을 실사한 패트릭 매키버(45) 박사가 현지를 조사한 소감이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올해 1월 경남 고성, 전남 여수 화순 보성 해남에 걸쳐 형성돼 있는 백악기 공룡해안을 세계 유산으로 등재해줄 것을 UNESCO에 요청했다. 매키버 박사 일행은 19일부터 23일까지 이 지역 공룡 발자국과 화석 지형들의 유산적 가치와 보존관리 현황 등을 점검했다.
24일 매키버 박사는 “새들이 모이를 쪼았던 흔적이 바위에 새겨져 있다. 8600만년 전 새들이 공룡, 익룡들과 함께 살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그 시대 조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룡 발자국의 중요성도 설명했다. “공룡들은 오래 전에 죽었고 뼈들도 흩어져 있다. 뼈 조각들은 죽은 곳에서 굉장히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면서 “지질학자들이 애써 뼈들을 조합해도 공룡의 형태만 짐작해 볼 뿐이지 그 시대 공룡들의 생활상을 알기에는 제한이 있다. 공룡 발자국은 살아있을 때의 기록이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는 실제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매키버 박사는 “등재가 결정될 때까지 그리고 등재되고 나서도 5개 유적지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유적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지 실사, 서면 심사 등을 거쳐 2009년 7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리는 제33차 UNESCO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백악기 공룡해안’의 세계 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아일랜드 출신의 매키버 박사는 북아일랜드 지질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UNESCO 자문기관인 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세계자연보존연맹)에서 활동 중이다. 2005년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신청한 스페인의 공룡 화석지, 2007년 볼리비아의 공룡 화석지를 실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