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3 <문화일보>
특이 동물의 천국인 갈라파고스 제도의 희귀 생태계가 화산 활동 재개로 위기에 처했다.
에콰도르 영토 갈라파고스 제도의 페르난디아섬에 있는 라 쿰브레 화산이 지난 11일부터 용암, 가스, 연기 등을 뿜어내 분출물이 바다를 향해 흘러내리고 있다고 AP통신이 12일 전했다.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측은 화산활동이 인근 섬에 사는 주민들에게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분출되는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어 바다와 육지에 서식하는 이구아나, 늑대 등 야생동물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화산은 지난 2005년 5월 이후 4년여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에콰도르에서 서쪽으로 972㎞ 떨어져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는 3개의 해양 기류가 만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특이한 동식물이 많다. 특히 평균 무게 400~500㎏으로 거북 중 가장 몸집이 큰 갈라파고스 땅거북이 대표적이다. 찰스 다윈이 1835년 비글호를 타고 방문,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수집한 곳이기도 하다.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1978년 갈라파고스 제도를 세계 자연유산 1호로 지정했고, 2007년에는 인구과밀, 관광산업, 불법어획 등으로 생태계 파괴와 환경 오염이 문제가 돼 ‘위기에 처한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심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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