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연료 버블 터지나
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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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0 14:48
2009.04.19 <매일경제>
비즈니스위크 "200여개 中企 석유 메이저 먹잇감 될 것"
미국 바이오연료 산업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뛰어든 벤처기업들이 조만간 줄파산이라는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28일자)에 `바이오연료 버블`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승자는 인내심과 현금을 쥐고 있는 석유 메이저가 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미 미국의 대표적인 에탄올 기업인 베라선에너지는 지난해 10월 파산했다. 이 업체가 운영하던 공장 7개는 아이러니하게도 석유메이저 발레로에너지가 싼값에 인수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200개가 넘는 기업이 차세대 바이오연료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연료 산업에는 이미 30억달러 이상이 투자됐으며 새로운 산업으로 부상했다.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 지원과 보조금 지급이 주된 동력이다.
미국 의회 역시 내년까지 `첨단` 바이오연료 생산량으로 1억갤런을 제시했다. 2022년 목표치는 210억갤런이다. 첨단 바이오연료는 사탕수수나 에탄올 외에 목재나 해조류를 통한 연료를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버겁다. 비즈니스위크는 "해당 기업인들이 미국 정부가 정한 내년 목표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정한 목표가 너무 이상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잡지는 "5억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공장을 최소 수백 개는 지어야 정부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산업이 성숙해지면서 생기는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다. 수요 증가로 원료 단가가 올라가는 대신 석유 수요 감소로 유가는 더욱 저렴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바이오연료에 대한 열정은 단숨에 꺼질 수 있다.
바이오연료 산업이 100% 정치적 이유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한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치는 늘 변동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작지 부족도 문제다. 300억갤런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려면 3억t 이상의 식물을 재배해야 한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이 무게는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와 경트럭을 합한 것만큼 천문학적이다.
잡지는 "석유 메이저가 이미 전통적인 에탄올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석유메이저들이 바이오연료에 뛰어든 것은 위험 분산 차원이다. 휘발유에 10% 정도 에탄올을 섞는 것이 의무화된 상황에서 바이오연료 산업을 도외시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 연간 휘발유 사용량 중 10%인 130억갤런이 바이오연료의 한계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그 이상을 뛰어넘으려면 새로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 < 용 어 >
바이오연료(biofuel) = 콩 옥수수 사탕수수 같은 식물이나 해조류, 목재 등에서 얻는 에너지로 휘발유나 디젤을 대체하는 녹색연료를 말한다.
[이향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