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억년 전 땅굴 박테리아 흔적 발견
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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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2 13:31
2009.05.11 <조선닷컴>
지구 환경이 아주 혹독했던 약 27억5천만년 전 땅 밑에 굴을 짓고 살았던 원시 박테리아의 흔적이 발견돼 화성에서도 이와 같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디스커버리 채널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초기 지구는 대기 중에 산소도 없었고 해로운 태양의 자외선을 막아 줄 오존층도 없었던 때여서 초기생명체들은 바다에 살거나 자체 분비 물질로 얇은 보호막을 만들어 살았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最古)의 땅 속 생명체 증거는 15억년 전 것이다.
호주 벤틀리 소재 커틴 공과대학 연구진은 호수와 강의 퇴적물에 있는 작은 구멍들의 지붕에서 이보다 근 두 배나 오래 전에 박테리아가 살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지올로지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높이 1㎝, 폭 2㎜ 밖에 안되는 이런 동굴들은 특이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즉 박테리아들이 공기가 통하지 않는 막 속에서 자라는 동안 퇴적물을 통해 새어 들어온 메탄가스가 막 안에 갇히자 막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동굴을 형성한 것이다.
메탄은 박테리아의 먹이가 됐을 수도 있고 황 등 양분을 함유한 물이 흐르도록 공간을 열어 주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박테리아는 동굴 지붕 위에 여러 층의 물질들을 축적하게 되고 점점 더 퇴적물 깊이 파고 들어 가면서 이번에 발견된 적층물(積層物) 화석을 형성했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연구진은 “동굴 살이는 지표면의 혹독한 광선을 피하는 훌륭한 방식이었을 것이다. 동굴은 보호를 받으면서 새어 들어오는 물도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발견은 화성에도 이런 생명체가 살고 있을 지 모른다는 오래 된 가설을 더욱 강화시켜 주는 것이다.
오늘날 화성 표면은 원시 지구보다는 온도가 낮지만 여전히 너무 황폐하고 혹독해 생명체가 살기는 어려운 환경인데 최근 물이 있다는 증거가 발견됨으로써 땅 밑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 지 모른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의 로버트 라이 교수는 육지와 바다에 생명체가 살았던 27억5천만년 전 땅 밑 동굴 속에 생명체가 있었다는 것이 그렇게 충격적인 일은 아니라면서 이번 연구는 화성 지하의 땅굴과 비슷한 환경에 생명체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