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27 <경향뉴스>
ㆍ친환경 세계일류 市의 지향점도 매력 포인트
ㆍ대기업은 물론 중기도 몰려 각축전 양상
ㆍ2016년이면 CO2 감축량 年 151만 톤 예상
인천에서 추진되는 조력·조류·풍력발전소가 완공되는 2016년이면 이들 3대 해양에너지원에서 연간 2415GWh의 전력을 얻게 된다. 인천 인구 절반이 넘는 61%가 사용하고도 남는 전력이다.
이 정도 양이면 현재 화력발전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인 유연탄 86만4044톤과 중유 50만7472톤, 액화석유가스(LNG) 30만8936톤을 줄일 수 있다. 연간 이산화탄소(CO2) 감축량만 무려 151만 톤에 달한다. 해양에너지가 ‘저탄소 녹색성장’의 효자노릇을 얼마나 해낼 수 있는가를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 에너지원인 석유 및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사용 가능한 연한은 길어야 앞으로 40∼60년. 대체에너지 개발이 시급한 데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아 지구온난화는 이미 지구촌에 떨어진 발등의 불이다.
해양에너지 자원이 기후변화로 환경파괴와 고유가로 상징되는 자원위기를 벗어날 신자원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해양도시 인천이 주목받고 있은 배경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세계적으로 인정될 만큼 커 해수에너지 공급원이 충분한 데다 중위도의 대표적인 편서풍 지대로 해풍 역시 어느 지역보다 풍부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 에너지업체까지 대거 몰려들고 있다.
우선 2006년 대우건설이 한국중부발전(주)과 롯데건설, 현대건설, SK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강화군 석모도 해협에 조력발전소를 2016년까지 건립한다는 계획을 시에 제안해 추진하고 있다.
또 포스코건설과 한국남동발전(주)도 2014년까지 덕적도 해역에 조류발전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을 시에 제안했고, 한화건설은 이노메탈이지로봇과 함께 2013년까지 중구 무의도 해상에 풍력발전소를 건립하겠다는 의향서를 시에 제출했다.
이들 업체는 계획단계에서 제기된 환경파괴 논란을 제외하면 완공 후 관광자원으로도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는 사례연구를 통해 정부와 인천시를 자극하고 있다. 인천시 역시 환경파괴 논란의 여지만 적다면 수용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건설 에너지사업본부 목이상 차장은 “2년 전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가 발족되면서 전국 해역에서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올해 말쯤 종료되는 사업 타당성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인천해역도 충분한 해양에너지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수소연료전지, 지열발전, 소형풍력, LED(고효율조명), 태양광·열 등 20여 종의 신종 에너지원에 대한 개발 계획 및 사업 아이템 수십여 개가 인천시에 제안돼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 기업들이 앞다퉈 인천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탄소배출량을 직접 제재할 세계기후협약 가입(2013년)을 불과 4년 앞두고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할 대체에너지원 개발에 기업의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환경 첨단 세계일류도시를 계획하고 있는 인천시의 개발구상도 에너지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는 매력이다.
해양연구원 이광수 박사는 “해양에너지원은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발전량 예측이 비교적 정확하고 대규모 개발이 용이하다는 이점 때문에 업계의 눈길이 인천 해양 쪽으로 쏠리는 것 같다”며 “특히 조력의 경우는 풍력이나 다른 발전시설보다 발전용량이 커 그만큼 발전 효율이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덕적도와 인근 섬에‘그린 아일랜드’ 조성
인천 연안 덕적도와 인근 섬 일대가 일체의 화석연료를 사용할 수 없는 ‘그린 아일랜드(Green Island)’로 조성된다. 인천시는 덕적도 인근에서 추진되고 있는 조류발전단지 조성사업과 연계해 덕적도와 인근 소야도 및 소이작도, 대이작도 등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혀 없는 에너지 자립형 ‘그린아일랜드’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인천 옹진군 연안 덕적군도에서 가장 큰 섬(20.87㎢)인 덕적도는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75㎞ 해상에 떨어져 있으나 1995년부터 고속여객선이 취항하고 있어 50분이면 닿을 수 있다. 현재 936가구에 1800여 명의 주민들이 대부분 반농반어에 종사하며 살고 있다.
김학근 인천시 신재생에너지팀장은 “조류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인하대 연구팀이 이 섬에 들어설 해양에너지센터와 연계해 그린 아일랜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조류발전소가 들어서면 화석연료 사용을 그만큼 자제할 수 있어 탄소배출량 제로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상수 인천시장도 지난달 백령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섬의 주요 전력 공급원인 내연발전소에 대해 언급하며 “앞으로는 청정에너지를 개발해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해 덕적도에 이어 백령도도 ‘그린 아일랜드’로 조성할 뜻을 내비쳤다.
<박주성기자
pjs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