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9.06.11 <매일경제>
우리 태양계에 장차 격변이 일어나 지구가 이웃 행성인 수성이나 금성, 또는 화성과 충돌할 가능성이 비록 낮지만 존재한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과 스페이스 닷컴이 보도했다. 물론 이는 수십억년 뒤의 일이며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와 미국 과학자들은 우리 태양계 행성들의 궤도 운동을 장기적으로 예측하는 최초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2천501가지 시나리오를 적용해 본 결과 궤도가 무너질 가능성이 작으나마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네이처 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웃 행성들 가운데 수성의 크기가 가장 작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수성의 궤도가 금성의 궤도와 교차할만큼 늘어날 가능성이 약 1%라고 지적했다.
이 경우 수성은 태양계에서 튕겨 나가거나 태양, 또는 지구와 같은 이웃 행성들과 충돌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33억년 안에 수성의 궤도 변화가 내태양계 전체의 안정을 무너뜨려 수성이나 화성, 또는 금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목성과의 중력 상호작용에 의해 수성이 불안정해지면 화성의 안정도 무너져 지구에 매우 근접하게 되며 이 때는 금성 궤도마저 무너져 지구와 충돌하게 된다"고 예측했다.
한편 화성과 지구가 근접하게 되는 시나리오는 5가지로 이 때는 화성이 태양계에서 튕겨져 나가게 되는데 이럴 경우 화성의 충돌 속도는 초속 10㎞나 돼 전면적인 재난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수성과 금성이 충돌할 경우엔 금성보다 약간 큰 새 행성이 탄생하게 되며 태양계는 이후 보다 규칙적인 운동을 보일 것이며 지구의 궤도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성들의 궤도는 예측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20년 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됐으며 불안정성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또 태양이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부풀어 오르고 질량은 줄어들게 돼 앞으로 70억년 동안 행성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지구는 증발하거나 지나가는 별의 중력 영향으로 태양계에서 튕겨 나가게 된다.
연구진은 행성들의 운동을 계산한 종전 연구들에서 문제가 됐던 평균치 공식 대신 중력이 시공간에 미치는 영향을 가리키는 일반 상대성 원리를 적용했으며 실제로 충돌 시나리오에서는 이 원리가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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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