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사곡리 야산 '공룡 앞마당'
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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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7 10:40
2009.07.27 <경남일보>
최창민 기자
중생대 백악기 육식공룡과 대형초식공룡의 발자국화석 50여개가 한 장소에서 거의 완벽한 형태로 발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6일 오후 진주시 사봉면 사곡리 인근 야산에서 주민 정신규(81)씨의 제보에 따라 김항묵교수(부산대 자연과학대 지질학과)와 함께 현장을 확인한 결과 육식공룡과 대형초식공룡발자국화석임이 밝혀졌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중생대 백악기로 추정되는 공룡발자국화석으로 지층은 함안층 중에서도 상층부에 속한다. 이는 인근 진성면 가진리의 공룡발자국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395호)가 함안층 하층부인 것과는 약간 시대적 차이가 나는 것이다.
현장에는 70㎡넓이의 비스듬한 사면에 작은 물결무늬와 함께 육식공룡발자국화석 40여개가 일렬로 줄지어 나 있고 그 주변에는 대형초식공룡 발자국화석 10여개가 찍혀 있다.
가장 완벽한 형태를 보이는 것은 육식공룡발자국화석으로 크기는 가로 20cm 세로 25cm정도이며 10여개의 발자국이 동에서 서쪽으로 일렬로 줄지어져 나있다. 같은 종류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은 약 3m정도 떨어진 곳에 10개가 같은 방향으로 찍혀 있고 그외 비규척적인 발자국이 어지럽게 나 있다.
특히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의 보존상태가 좋아 세 갈퀴의 발가락이 매우 선명하며 공룡이 물기를 머금은 땅(진흙)을 밟은 압력에 의해 발가락 사이로 진흙이 삐져 올라온 부분(RIM)의 모양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 옆에는 60cm에 이르는 대형 초식공룡발자국 화석이 10여개가 찍혀 있으며 사면 전체적으로는 공룡발자국을 남을 수 있게 한 조건이 되는 물결무늬화석도 뚜렷하다.
김항묵교수는 이날 현장을 확인한 뒤 “공룡 발자국 화석은 중생대 백악기 함안층 중에서도 상층부에 속하는 지층으로 약 1억년전에 한반도 남부지역에 살았던 공룡들의 발자국화석이다. 두 종류의 공룡발자국화석이 동시에 발견된 것은 공룡들의 행태(어떤 행위나 행동을 할 때 보이는 일정한 양상이나 태도)를 유추할 수 있게 한다”며 “여러 마리의 육식공룡이 한 마리의 초식공룡을 공격했거나, 아니면 적어도 공룡들의 앞마당이었음을 알게 한다”고 흥분했다.
육식공룡발자국화석에 대해서는 발자국 가로의 길이보다 세로의 길이가 긴 특징을 보이는 것은 전형적인 육식공룡으로 송아지 크기의 2족보행 육식공룡으로 추정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인근의 진주시 진성면 가진리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화석산지는 함안층 하층부에 속하지만 사봉리 화석은 함안층 상층부에 속한다. 그곳과는 10여KM지점에 떨어져 있어 관련성이 높아 보이며 보존상태도 너무 좋아 학술적가치가 높은 특이한 공룡유적지다”고 설명했다.
이 화석을 처음 발견해 제보한 정신규(진주시 사봉면 사곡리)씨는 “70년 전 어릴 적에 처음으로 넓은 암반 위에 나 있는 신기한 발자국을 봤다. 하지만 그때는 무엇인지 몰랐으나 10여년 전부터 신문 방송 등을 통해서 본 사진과 너무 비슷해 몇 차례 확인을 해보고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이어 “대형 초식공룡과 육식공룡 소형 물결무늬가 함께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며 “약 1억년 전 당시의 공룡행태와 생태계 및 고환경 연구 등 학술적 가치가 높아 앞으로 더 면밀한 조사 뒤에 학계와 문화재청 보고 절차를 거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