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거문오름 용천동굴 진짜 길이는 3km 이상”
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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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31 11:44
2009.07.31 <제주의소리>
제주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용천동굴’에 대한 학술조사 결과 용천동굴의 길이가 당초 측정된 2470m보다 더 긴 약 3km 이상으로 조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주자치도 세계자연유산본부(본부장 고상진)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1년간 실시한 ‘용천동굴 종합학술조사’에서 동굴내 호수에 대한 수중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200m의 새로운 호수구간을 추가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호수는 바다와 연결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고, 호수구간의 추가 연장성이 있음을 감안할 때 용천동굴의 총 길이는 3km 이상일 것으로 조사보고됐다.
이번 학술조사 용역을 맡은 (사)한국동굴연구소(책임교수 우경식)는 동굴측량, 동굴 환경 조사(온도, 습도, 동굴 수 수질 등), 용암 미지형과 동굴 생성물, 탄산염 동굴 생성물의 조직과 성인, 동굴생물상, 동굴 내 유물분포,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등 종합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세계적인 용암동굴로서 지질학적 특성을 다양하게 가진 용천동굴에 대해 지질학, 생물학, 고생물학, 고고학적 자료들을 취합하고 새로운 사실들을 충실히 밝히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합동으로 조사를 수행했다.
그 결과 2005년도 첫 발견 당시 약 2470m로 보고됐던 동굴길이 총 연장은 약 2960m 이상일 것으로 조사됐다. 주굴의 길이는 약 2590m이고 지굴의 길이는 약 370m(호수구간 포함)로서, 추가로 수중탐사가 이루어진다면 동굴 총 연장은 약 3km를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동굴 최하류에 위치한 호수는 평균 수심이 8~10m로 지표수에 비해 염분의 함량이 높고, 호수의 수위는 인근 바다의 조석간만의 차에 의해 최고 175㎝까지 같이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나 바다와의 연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굴 내부에는 다양한 형태의 용암동굴 생성물과 이차 탄산염 생성물이 조사됐고, 특히 기형으로 성장하고 있는 종류가 많으며 다른 석회동굴에서 발견되는 형태와는 매우 다르게 용천동굴 내에서만 보이는 특이한 형태의 동굴 생성물이 자주 관찰됐다. 이는 동굴내부로 유입된 식물뿌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양한 유물도 확인됐다. 용천동굴 바닥 곳곳에서 숯, 도기, 동물 뼈, 철창, 돌탑, 전복 및 조개껍질 등 인간이 드나들었던 흔적이 여러곳에서 확인됐다. 이들에 대해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법으로 절대연령을 측정한 결과, 숯은 서기 420~820년, 전복 및 조개 껍질류는 서기 240~440년, 나무는 570~780년의 시기로 나타났다.
특히 동굴 곳곳에서 7~8세기 말 사이로 추정되는 도기들이 나타났고, 특히 동굴 호수바닥에는 상태가 양호한 10여 개의 도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굴 내부에는 53개 지점에서 포유류와 뱀의 뼈가 발견되기도 했다. 대부분은 쥐, 사슴, 멧돼지, 족제비와 같은 포유류였으며, 뼈의 단면이 인위적으로 깨진 형태가 많아 외부에서 사람에 의해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동굴 내부에 유입되는 유입수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농업활동에서 사용되는 비료에 포함된 질산염이 100ppm 이상(동굴 주변 민물의 값이 10ppm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높음) 포함된 것으로 조사되어 지표 위의 농업활동이 동굴 내부 수질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팀은 조사보고서를 통해 호수에 대한 연장성 조사와 동굴과 호수 내 유물을 비롯해 부분적인 정밀조사를 추가로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고상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장은 “이번 종합학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용천동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관리방안과 후속연구를 추진할 방침”이라며 “동굴 내 발견된 고고학적인 유물이 중요한 문화적,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문화재청과 협의 하에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