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비극..북극해 바다코끼리 집단 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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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온난화 비극..북극해 바다코끼리 집단 압사

연합뉴스 0 8,721 2007.12.17 10:27
[연합뉴스 :  2007-12-17]
 
 


(앵커리지 AP=연합뉴스) 북극해의 유빙이 사라져 좁은 해변에 몰려든 바다코끼리들이 수천마리나 압사하는 참극이 벌어졌다고 과학자들이 밝혔다.


미국 어로수렵국의 바다코끼리 전문가들은 지난 여름 베링해 북부 추코트해의 얼음이 고온과 해류, 지속적인 동풍으로 녹아 없어졌으며 이에 따라 바다코끼리들이 예년보다 일찍 해변에 몰려와 초고밀도를 유지한 채 다른 해보다 오래 머물렀다고 밝혔다.


포인트 슈미트 같은 곳은 바다코끼리들이 오래 전부터 물속에서 나와 쉬던 곳이었는데 올해는 무려 4만마리나 한꺼번에 몰려든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바다코끼리들이 내장파열로 죽은 경우가 무수히 보고됐다면서 특히 봄에 태어난 어린 새끼들이 가장 큰 희생자가 됐다고 밝혔다.


바다코끼리들은 곰이나 사냥꾼, 또는 저공비행하는 항공기가 나타나면 한꺼번에 물 속으로 몰려드는 습성이 있어 많은 수가 한 곳에 몰려 있으면 압사의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태평양수산해양연구소 전문가들은 약20만마리로 추정되는 추코트해의 바다코끼리 가운데 3천~4천마리가 압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바다코끼리가 해변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유빙이 크게 줄어든 1990년대말부터이다.


미국 지질학탐사단의 한 야생동물 전문가는 바다코끼리들의 집단 압사 사고는 유빙이 줄어들 경우 예상됐던 시나리오와 일치하는 것이지만 "이처럼 빠르게, 이처럼 큰 규모로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과학자들은 바다코끼리, 그 중에서도 새끼들의 대량 폐사는 그 자체로 충격적인 것이지만 온난화 추세가 계속돼 먹이를 잡을 해변마저 사라지게 되면 이들의 수는 더욱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알래스카에서는 지난 여름 바다코끼리의 대량 압사사태가 보고되지 않았는데 이는 베링해의 미국쪽 해안에는 바다코끼리들이 많아야 2천500마리 정도로 비교적 작은 집단을 이뤄 서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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