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동물 가장 오래된 조상 화석, 실제론 육지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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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7 21:19
[동아일보 ; 2012년 12월 17일]
“해양동물 가장 오래된 조상 화석, 실제론 육지식물”
생물 계통발생 기존 지식 수정 불가피 주장 제기돼
오랫동안 초기 해양동물의 최고(最古) 조상으로 여겨져 온 다세포생물 화석들이 새로운 연구 결과 육지식물인 지의류, 또는 다른 미생물 군집의 화석으로 밝혀져 생물의 계통발생에 관한 기존 지식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6일 보도했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의 그레고리 리탤럭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1946년 호주 에 디 아 카 라 구릉지에서 발견된 6억 3천500만~5억 4천200만 년 전(에 디 아 카 라 기) 화석들을 최첨단 화학 및 전자 현미경 기술로 관찰한 결과 화석을 둘러싸고 있는 토양이 육지의 것임을 발견했다고 네이처 지에 발표했다.
화석화된 토양 속에서 철색 흔적으로 발견된 이 화석은 식물이나 미생물 화석과 비슷한 모양을 갖고 있지만 학자들 사이에 해파리나 연충, 바다조름(자포동물) 따위의 화석으로 알려져 왔다.
이 화석은 지구 상에 오늘날과 비슷한 동물들이 대거 출현한 캄브리아기 대폭발 직전에 존재한 것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 전의 다세포 생물 화석이다.
연구진은 이 밖에도 수많은 에 디 아 카 라 기 화석들을 관찰한 결과 이들의 다양성은 당시 유기체들이 "대부분의 육지 생물과 마찬가지로 얼지 않고 염도가 낮으며 양분이 풍부한 토양을 선호했음"을 반영하는 것이며 따라서 고대 화석 역시 육지생물의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호주 원주민인 리탤럭 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는 다른 많은 에 디 아 카 라 기 화석에도 의미를 갖는다면서 이들은 지의류나 다른 미생물군, 자실체(子實體) 균류, 점균류, 생물체 함유 토양피막, 심지어 서릿발의 흔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 디 아 카 라 화석들은 캄브리아 대폭발기보다 최소한 2천만 년 앞선 시기의 육지 생물들의 독자적인 진화 방사(放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 디 아 카 라 기의 토양과 비교되는 캄브리아기 토양이 별도로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가 약 5억 년 전 캄브리아기에조차 육지 동물이 해양동물보다 크고 복잡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