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성공] 5~6년 내 100% 국산 목표… 이젠 한국형 발사체 개발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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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30 22:03
[한국일보 ; 2013년 1월 30일]
[나로호 발사 성공] 5~6년 내 100% 국산 목표… 이젠 한국형 발사체 개발이 남았다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남은 과제는 이제 '순수' 한국형 발사체 개발이다. 나로호는 1단(상단) 추진체(로켓)를 러시아에서 제작했기 때문에 한국형 발사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정부는 이미 2년 전부터 나로호와 별개로 1조5,44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형 발사체(KSLV-Ⅱ)를 만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당초 2021년까지 아리랑 위성과 같은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려 놓을 수 있는 3단형 우주발사체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2018, 9년까지 앞당기겠다는 생각이다.
발사체 기술의 자립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발사체 기술은 민감한 기술이라 선진국들이 다른 나라로의 이전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처음 나로호 개발에 나설 때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나서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은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로켓 발사를 통해 적잖은 기술을 축적해왔다. 1990년대부터 로켓 개발을 시작해 KSR-1, KSR-2, KSR-3 등 과학로켓 개발과 시험 발사를 마쳤다. 2002년 11월에는 액체추진 과학로켓 KSR-3 개발과 발사 시험을 끝내 위성발사체 개발의 기반기술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발사체 비행 과정을 제어하는 관성항법장치를 독자 개발했다. 엔진노즐을 이용해 비행 방향을 제어하는 추력벡터 제어시스템, 추력기 자세제어시스템, 연료탱크, 산화제탱크 등 관련 기술도 축적했다.
이번 나로호 사업을 통해서 한국은 러시아로부터 발사체 체계기술을 확보했다. 위성 발사체 개발 과정인 설계, 제작, 시험, 조립, 발사 운영 등을 러시아와 공동 수행함으로써 우주 선진국의 경험과 운영 방식을 배운 것이다. 노경원 교육과학기술부 전략기술개발관은 "수십 년 간의 연구ㆍ개발과 시행 착오를 거친 우주 선진국을 단숨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말한다.
현재 우리의 우주기술은 선진국 수준의 60% 정도로 평가를 받고 있다. 위성 본체 기술 분야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전자광학 카메라와 전천후 레이더시스템 등 위성 탑재체와 액체엔진 등 발사체 엔진 기술은 취약하다. 특히 우주발사체 필수 기술인 대형 액체로켓 엔진 분야는 한국이 가장 뒤떨어진 분야다. 위성체와 발사체 중심으로 개발 투자하다 보니 탑재체 분야 기술은 선진국의 50~60%, 위성 정보와 임무 활용 분야는 50~70%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한국형 발사체를 만드는 것과 더불어 우주 개발 계획도 박차를 가한다. 정부는 앞서 2007년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세워 2026년까지 우주개발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0년에는 달 탐사위성 1호, 2025년에는 착륙선인 달 탐사위성 2호를 개발하는 등 우주 탐사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인공위성 부문에서는 다목적 실용위성 3호, 3A호, 5호 발사를 통해 올해 말까지 시스템기술과 2016년 본체 기술을 자립화하기로 했다. 2016년에는 광학탑재체 실용위성, 2020년까지 합성영상레이더 실용위성의 기술 자립에 나선다. 주로 실용위성과 발사체 기술의 자립화와 우주탐사시스템 개발에 초점을 맞춰 2016년까지 3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산업은 연간 세계 시장 규모가 326조원(2007년 기준)에 달하는 고성장 분야이지만 한국은 1조2,63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우주개발 분야 산업화에 더욱 관심을 두어 걸음마 단계인 현 수준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