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價 광물 몰리브덴 자급자족길 ‘활짝’
CHRIS
0
5,656
2008.09.25 12:18
[동아일보 2008년 9월 25일 목요일]
광진공, 생산설비 내년 2배규모로 증설
국내광산 재개발 바람… 純수출국 눈앞
고가(高價)의 희소 광물이면서 철강산업의 필수 원자재인 몰리브덴을 내년부터 거의 전량을 국내에서 가공해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몰리브덴은 스테인리스강과 합금강, 특수강 등 쇠를 녹슬지 않게 하면서 강도를 높이는 데 필요한 원료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에 따라 가격이 치솟고 있는 광물이다.
대한광업진흥공사(광진공)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국내 유일의 몰리브덴 제련공장인 광양합금철㈜의 설비를 대폭 증설해 생산량을 현행 연간 6000t에서 내년부터 2배인 1만2000t으로 늘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광양합금철은 광진공과 국내 비철금속 전문기업인 KTC가 합작해 지난해 5월 준공한 제련공장이다.
국내 기업의 연간 몰리브덴 수요는 1만2000∼1만3000t에 이르지만 올해 광양합금철의 예상 생산량은 4800t에 그쳐 산업계에서는 생산시설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돼 왔다.
광진공이 증산 결정을 내림에 따라 포스코와 창원특수강, 세아제강, 두산중공업 등 철강 관련 기업의 몰리브덴 수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신종 광진공 사장은 “몰리브덴 수출국이었던 중국과 칠레 등이 자원 통제 방침에 따라 정책적으로 수출량을 줄이고 있는 반면 국내 수요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번 증산 결정으로 철강업의 필수 원자재인 몰리브덴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몰리브덴 수요는 2006년보다 5.1% 증가한 반면 공급은 3.1% 늘어나는 데 그친 데다 내년까지 신규 개발될 몰리브덴 광산은 없어 국제가격이 치솟고 있다.
광진공에 따르면 2001년 kg당 5.28달러 수준이던 몰리브덴 국제가격은 2004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해 66.63달러로 치솟았으며 올해 평균가격은 73.27달러 수준이다.
이와 함께 국내 광산에서도 몰리브덴이 잇따라 채굴되고 있어 몰리브덴 제품은 물론 원석까지 자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광진공은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경북 울진의 금음광산에서만 몰리브덴을 생산해 왔으나 최근 충북 제천의 금성몰랜드광산도 시험생산 단계에 들어갔다. 또 강원 정선의 신예미광산에서도 상당량의 몰리브덴이 발견돼 현재 본격 탐사가 진행 중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금속광산이 문을 닫았으나 최근 국제가격이 오르면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몰리브덴 원석까지 국내에서 전량 공급받아 자급자족하는 것은 물론 순(純)수출국으로 전환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