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한-중 ‘해저 터널’ 구상 봇물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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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0 16:01
[한겨레 2008년 11월 20일 목요일]
“기술적으론 가능”…수백조원대 건설비·경제성 의문
“일본 규슈 북부에서 쓰시마 섬을 거쳐 한국의 부산에 이르는 220㎞를 연결해 신칸센과 고속철도(KTX)를 잇는다.”
한반도와 일본 열도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을 건설하자는 일본 쪽 민간 단체의 구상이 비교적 자세히 공개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해저시설물 차폐기술연구단(단장 신희순) 주최로 지난 14일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해저터널 국제심포지엄’에서 겐지 후지하시 일한해저터널연구회 상임이사는 ‘두 나라의 문화·사회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기술 가능성만을 검토한 결과’라며 지난 20여년 동안 자체 연구로 이뤄진 한일 해저터널 구상을 발표했다.
겐지 이사는 이날 일본 규슈 북부의 이키 지역에서 출발해 쓰시마 섬을 거친 뒤 한국의 부산에 이르는 220㎞ 구간에 해저터널을 건설하는 데엔 7~10년이 걸리며 10조엔의 건설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가솔린이나 경유, 천연가스 같은 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열차가 해저터널을 지나려면 별도의 환기 시설이 마련돼야 하며, 환기용 인공섬들을 바다 위에 세우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수심 160m 이상 되는 해저터널을 건설한 경험은 세계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심해 해저터널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웅래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은 한·중 해저터널의 구상을 발표했다. 조 부원장은 “여러 노선 중에 경기 평택과 중국 웨이하이 사이 374㎞를 잇는 방식이 고려할 만하다”면서도 “조사, 검토, 협의와 건설 기간이 수십년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아시아 3국을 잇는 한·중·일 해저터널은 아직 현실에선 너무 먼 구상이다. 초대형 건설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일 뿐 아니라 경제 효과도 불투명하고 세 나라의 사회·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일 해저터널엔 10조엔, 한·중 해저터널엔 100조원 이상의 막대한 건설비가 들어갈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신희순 단장은 “한·일 해저터널 220㎞ 구간 중 한국이 부담할 구간은 30㎞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다”며 “아직 먼 얘기이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