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에 물 징후 뚜렷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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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7 15:42
[연합뉴스 2008년 11월 27일 목요일]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음을 가리키는 강력한 증거가 새로 발견됐다고 미국 과학자들이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에서 솟구치는 가스와 먼지 기둥의 속도가 음속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이는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음을 시사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시속 2천180㎞가 넘는 이런 속도는 액체가 없이는 나오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물의 존재를 확실히 못박는 최종적인 증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지름 500㎞의 엔셀라두스는 60개에 달하는 토성의 위성 가운데 하나로 표면이 반들거리는 얼음으로 덮여 있고 특이하게도 운석 충돌의 흔적이 없으며 남극에 깊은 골짜기들이 `호랑이 줄무늬' 같은 형상을 이루고 있는데 이 줄무늬 지역에서 간헐천 같은 수증기와 먼지 기둥이 솟구쳐 비상한 관심을 끌어 왔다.
과학자들은 이 증기의 빛을 분석한 결과 물의 존재를 시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들은 엔셀라두스가 섭씨 영하 273도나 되는 우주 영역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물이 있다는 것은 조석열(潮汐熱) 현상 때문에 지질학적으로 활발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토성과 이웃 위성 디오네 및 야누스의 강력한 인력에 이끌리고 있는 엔셀라두스의 내부가 당겨지고 압축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마찰열이 생겨 지하 바다가 데워지게 되며 이것이 증기와 먼지 기둥으로 눈에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엔셀라두스에는 생명체의 3대 필수 요소 가운데 두 가지인 액체 상태의 물과 에너지가 존재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가설에 누구나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비판론자들은 증기 기둥이 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클레스트레이트'라 불리는 얼음 상태의 이산화탄소와 질소, 메탄가스에서 방출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카시니호가 엔셀라두스를 근접 비행하면서 관찰한 네 개의 분사류 기둥은 폭 10㎞, 높이 15㎞에 이르며 내부 밀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여기에 초음속에 달하는 분사 속도까지 밝혀지면서 이는 지하에 있는 물이 가스의 압력에 의해 좁은 구멍으로 분출된 것이라는 가정에 힘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의 남극 지역 온도가 섭씨 영하 93도에 불과해 지하 온도는 물이 존재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며 근접비행으로 분사류 기둥을 지나치면서 생명체의 제3요소인 유기물 분자들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카시니호 카메라 분석팀의 캐롤린 포르코 박사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쪽으로 증거가 기울고 있다"면서 "엔셀라두스는 외부 행성 탐사에 적합한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목성 위성 유로파도 지하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토성의 고리 가운데 하나를 만든 것으로 보이는 엔셀라두스가 "속을 드러내 보이고 있어" 접근성이 더 좋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