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폐·휴광산 인근 오염 심각
CHRIS
0
7,309
2008.12.04 11:55
[부산일보 2008년 12월 4일 목요일]
부산 지역 휴·폐광산 6곳 주변의 토양과 수질이 인체에 유해할 정도로 비소·카드뮴 등 중금속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본보가 입수한 부산 지역 휴·폐광산 6곳의 전문가 기술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사하구 괴정동 부산철광, 남구 용호동 용호광산, 사상구 모라동 경창광산의 경우 토양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기장군 철마면 임기납석광산, 기장군 정관면 용천납석광산의 경우 수질오염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장군 일광면 일광광산은 토양과 수질 모두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져 조사 대상 광산 중에서는 가장 상태가 나빴지만 현재 한국광해관리공단에서 복원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술진단은 부산시가 주관해 보건환경연구원 및 한국광해관리공단 담당자, 교수 등 10명의 전문가들이 최근 현장확인 등을 통해 작성한 것이다.
현재 부산 지역에 광산 흔적이 남아 관리되는 곳은 모두 9곳에 이른다. 이 중 1곳은 소유자가 있어 조사대상에서 제외됐고 2곳은 오염되지 않아 최종 기술진단 대상에서 빠졌다.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시가 일광광산 다음으로 상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는 부산철광의 경우 인체에 유해하다고 알려진 비소가 토양오염대책이 필요한 기준치 15㎎/㎏보다 45.3배 많은 680㎎/㎏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고, 카드뮴 또한 '토양오염우려' 기준치 1.5㎎/㎏보다 1.4배 높은 2.1㎎/㎏이 함유돼 유해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본보 취재진이 2일 사하구 승학산 중턱에 위치한 부산철광을 찾아가 보니 등산로 바로 옆에 위치한 폐광산의 폐석더미에 자석을 갖다대자 폐석가루가 자석에 강하게 달라붙을 만큼 중금속 성분이 많이 노출돼 있었다. 또 미세한 중금속 폐석가루들은 손으로 떼어내도 쉽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성분이 강했다. 등산로 옆 경사면에 넓게 분포한 폐석더미는 빗물에 유실된 흔적이 있었으며 미세한 폐석가루는 바람에 쉽게 흩날려 호흡기를 통한 인체 흡수가 우려되는 수준이었다.
폐석더미 옆 승학산 등산로에서 만난 김효민(70)씨는 "등산로 바로 옆에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가루가 노출돼 있는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질오염 정도가 심한 임기납석광산의 경우도 유출수가 고농도의 철, 망간, 구리 등 다량의 중금속을 함유한 채 임기천에 합류, 생물이 전혀 살지 못할 정도로 주변 하천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경창광산의 경우도 인근 주민들이 이곳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어 농작물에 의한 유해성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상태가 심각한 부산철광과 철마 임기납석광산에 대해 한국광해관리공단에 광해방지사업을 요청했으며 나머지 4곳에 대해서도 경작금지 등 해당 구·군에 조치계획 수립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진단에 참여한 부경대 최정찬(환경지질과학과) 교수는 "복원이 전혀 안 된 곳도 문제지만 한 번 복원이 된 곳도 물의 양을 잘못 계산하거나 농도를 잘못 측정해 복원이 잘 진행되지 않은 경우도 있어 더욱 정밀한 복원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