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4개 소하천 물길 살린다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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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1 18:40
[세계일보 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서울시내 54개 소하천이 2020년까지 청계천처럼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으로 바뀐다. 마른 하천은 물길을 회복하고 복개 하천은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복원이 불가능한 복개 하천은 지상에 실개천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그간 개발과정에서 훼손되고 방치된 서울시내 소규모 하천을 이러한 방향으로 복원하고 정비하는 서울하천마스터플랜을 내년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규모가 큰 한강과 탄천, 중랑천, 안양천, 홍제천 5개 하천은 이번 플랜에서 제외됐다.
시에 따르면 우선 2012년까지 물이 말라버린 건천의 물길을 되살리는 작업이 추진돼 자연하천 환경이 조성된다. 2009년까지 도림·당현·우이·고덕천, 2010년까지 묵동·도봉·성북천 물길이 되살려지고, 2012년까지는 세곡·여의·망월·대동·방학·우면·형촌천 물길이 회복된다.
마른 하천의 물을 확보하기 위한 단기적 방안으로는 본류 하천 원수를 끌어오고 하상 여과수를 이용하거나 지하철과 전력 및 통신구, 대규모 건축물에서 발생한 지하수를 재활용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도 처리수를 다시 사용하거나 허드렛물을 재활용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건천이었으나 올해 6월과 10월에 물길이 되살아난 홍제천과 불광천의 경우 한강과 홍제천이 만나는 부분에 설치된 하상 여과시설에서 뽑아낸 물이 흐르고 있다.
불광천 수량은 하루 2만t, 홍제천은 약 4만3000t에 달하며, 홍제천에 동력을 이용해 물을 끌어오는 비용으로 연간 3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당천과 면목천을 비롯한 복개 하천 17개는 원칙적으로 구조물을 뜯어내는 방식으로 복원된다. 교통량과 통행 인구가 많아 복원이 어려운 대학로 아래 흐르는 흥덕동천과 중학천은 기존 복개 구조물 위 차도를 축소해 산책로를 겸비한 실개천으로 만든다.
시는 2020년까지 뉴타운을 비롯한 주변지역 개발 사업과 연계해 장기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문승국 서울시 물관리국장은 “도로로 쓰고 있는 복개 하천을 뜯어낼 경우 별다른 문제가 없는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타당성 검토를 거쳐 복개 하천 복원이나 실개천 조성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국장은 또 “동력 사용 같은 비용 문제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시민에게 자연스러운 하천 공간을 되돌려주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종합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