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만하면 `전원합격` 이상한 출연연
푸른산맑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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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0 08:40
[디지털타임스; 2013년 4월 9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위촉연구원 채용이 연구 책임자에 의해 임의로 채용되고 있으며, 프로젝트 분야와 전공이 무관한 지원자가 뽑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전하진 의원은 산업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의 `2012년 위촉연구원 채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14개 출연연 중 7개 연구기관이 공개채용 방식이 아닌 책임연구원 또는 부서 차원에서 임의대로 위촉연구원을 채용했다고 9일 밝혔다.
이렇다 보니 지원자 전원이 모두 합격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최근 5년간 451명이 지원, 전원이 합격했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한국전기연구원도 322명 지원에 322명이, 280명 지원에 280명이 각각 합격하는 등 7개 출연연이 지원자 전원을 합격시켰다. 이는 공개 채용이 아닌 해당 부서 차원에서 위촉연구원으로 채용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는 데 전 의원실의 설명이다.
특히 위촉연구원이 프로젝트 수행에 전문성을 가져야 함에도 관련 프로젝트와 전공이 무관한 인력이 다수 채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질자원연구사업 프로젝트에 미술학, 패션디자인비즈니스학 전공자 등을 위촉연구원으로 채용했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철도기술개발연구사업에 무용학, 애니메이션학, 호텔관광학 전공자를 뽑았다.
재료연구소 역시 사업과 무관한 전공인 행정학, 의류학 전공자를 각각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 중 9개 기관은 작년 한 해에만 위촉연구원의 인건비로 136억원을 집행했다.
전하진 의원은 "많은 연구기관들이 내부 규정으로 위촉연구원의 채용을 연구책임자가 직접 선정할 수 있도록 해 폐쇄적이고 임의적인 인사가 이뤄져 왔다"면서 "위촉연구원을 공개경쟁 선발 원칙으로 투명하게 선발하는 등 출연연의 채용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최근 실시한 특별 점검을 통해 우체국물류지원단 이사장이 지인의 자녀 2명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토록 한 뒤 5개월 후 이들을 정규직으로 뽑도록 지시한 사실을 적발했다.
또 전력 관련 공기업의 기술본부장이 처장(1급) 승진 청탁 명목으로 부하직원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는 등 7차례에 걸쳐 총 2200만원을 받은 사례를 포함해 공직비리 혐의 50여건을 적발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26일부터 감찰요원 77명을 투입해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을 감찰하고 있으며, 상시 공직기강 점검을 할 계획이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