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7년 10월 29일]
‘동해안 원전, 과연 지진으로부터 안전한가.’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한 경북 울진, 경주, 고리 등 동해안 지역에 최근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원전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최근 원전이 잦은 고장을 일으켜 원자로 가동이 중단되는 일마저 속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동해안 지역에 발생한 지진은 13건에 이른다. 이 중 울진원전과 인접한 경북 영덕에서만 지난달부터 두달 동안 7차례나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17일 영덕 동쪽 18㎞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2.1의 지진이 일어났고, 13일에는 영덕 동쪽 24㎞ 해역에서 규모 2.1의 지진이 나는 등 이달에만 4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3차례의 지진이 일어났다.
앞서 지난 5∼6월 월성원전과 인접한 경주와 울산에서 3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월 강원도 강릉시 서쪽 23㎞ 지점에서는 규모 4.8의 지진이 일어나기도 했다.
울진의 경우 지난해 4월 하루 동안 5차례나 지진이 발생하는 등 동해안의 지진 발생 횟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동해안 지역에서 지진이 잇따르는 가운데 원전이 잦은 고장을 일으켜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전국 원전에서 고장 및 사고 등으로 원전 가동이 중단된 횟수는 모두 41건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20건이 울진원전에서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지난달 10일 울진원전 2호기가 주급수펌프 정지로 가동이 중단됐으며, 지난 7월 29일에는 6호기가 낙뢰로 원자로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 올 들어 이 같은 사례 등으로 모두 6차례나 가동이 중단됐다. 월성원전의 경우 지난달 4호기에서 냉각재 누출로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같이 지진이 잇따르고 원전의 잦은 고장·사고 등으로 가동중단 사태가 끊이지 않자 주민들은 “불안해서 못 살겠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경주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최근 동해안에서 지진이 잦은 것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원전 고장 등도 잦아 주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울진·영덕지역 주민들도 “최근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원전건설은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가 내진설계를 강화하고 지진에 대한 특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일본의 지진 발생에 따른 원전 가동중단 이후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19기에 대해 모두 특별 안전점검이 실시된다.
정부는 경북 울진원전과 월성원전, 부산 고리원전, 전남 영광원전 등 국내 4개 원자력발전소를 대상으로 이달부터 내년 3월 말까지 5개월간 특별 안전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울진·경주=장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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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울진원전 가동중단 일지
●9월 10일 2호기 주급수펌프 정지
●7월 29일 6호기 낙뢰로 터빈발전기 정지
●7월 4일 2호기 주변압기 보호신호 발생
●6월 21일 4호기 차동계전기 동작
●5월 30일 4호기 송전선로 고장
●1월 15일 5호기 터빈 보호신호 발생
〈자료=한국수력원자력〉
■올해 동해안 일대 지진 발생 현황
●10월 17일 영덕군 동쪽 18㎞ 해역 2.1규모(리히터)
●10월 16일 동해시 서남서쪽 15㎞ 지역 2.9
●10월 13일 영덕군 동쪽 24㎞ 해역 2.1
●10월 4일 영덕군 동쪽 16㎞ 해역 2.9
●10월 1일 영덕군 동북동쪽 16㎞ 해역 2.2
● 9월 24일 영덕군 북동쪽 7㎞ 지역 2.2
● 9월 17일 영덕군 동쪽 29㎞ 해역 3.0
● 9월 12일 영덕군 동북동쪽 11㎞ 해역 2.7
● 7월 8일 삼척시 동남동쪽 44㎞ 해역 2.3
● 6월 26일 울산시동구동쪽82㎞ 해역 2.2
● 5월 16일 경주시 남쪽 8㎞ 지역 2.5
● 5월 11일 울산시동구동쪽55㎞해역 2.1
● 1월 20일 강릉시 서쪽 23㎞ 지역 4.8
〈자료=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