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07년 10월 19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지역에 위치한 케루드 화산 폭발이 임박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대피를 거부하자, 정부가 19일 무장경찰을 투입해 주민들을 강제로 대피시키고 있다고, 안타라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케루드화산은 24시간 내에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인 최고 수준의 경계령이 16일 저녁 발효된 상태.
하지만 주민들은 재산 도난과 농작물 관리 그리고 대피소의 열악한 상황 등을 이유로 대피를 거부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17일 밤 집집마다 방문해 대피를 촉구했고, 19일부터는 무장경찰이 약 11만6천 명의 주민을 강제로 대피시키고 있다.
"우리가 총을 앞세워 강제로 대피시키지 않았다면, 주민들이 대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현지 경찰서의 척 바수키 서장이 말했다.
인도네시아 국립경찰청의 수탄토 청장은 19일 케디리군(郡) 세가란 초등학교에 설치된 대피소를 방문해 화산폭발에 대비해 무장경찰이 주민들을 강제로 대피시킨 것은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이해를 구했다.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국은 분화구 내 온도상승과 화산지진 증가를 근거로 금주 초부터 화산폭발이 임박했다고 경고했으나, 19일에는 분화구 온도가 내리고 지하지진의 강도도 약해지는 등 화산활동이 진정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화산.지진재난국의 수로노 국장은 지난 1990년 폭발 직전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면서 "정확히 말해 지금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지막 순간에 화산활동이 진정됐다가 갑자기 폭발한다. 케루드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언제든지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지금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은 성명에서 세계보건기구가 화산폭발에 대비해 의료진 100명을 편성하고, 의료시설 200곳에 비상을 발효했으며 임시진료소 41개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유엔 대변인 마이클 몬타스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발효한 이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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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신성철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