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아프리카 떠난 시기, 9만5천~6만2천년 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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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아프리카 떠난 시기, 9만5천~6만2천년 전 사이

[연합뉴스; 2013년 3월 25일]

돌연변이율로 진화 과정 역추적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난 시기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늦은 9만5천년 전 이후라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4일 보도했다.

    독일 튀빙겐 대학 등 국제 연구진은 선사시대 4만년에 걸쳐 있는 현생 유라시아인 유골에서 채취한 10개 이상의 모계 미토콘드리아 DNA(mtDNA)를 재구성해 돌연변이율을 계산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커런트 바이올로지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에는 유럽 최고(最古)의 현생인류 화석인 체코 돌니 베스토니즈 화석과 독일 최고의 오버카셀 화석 등이 포함됐다.

    돌연변이율은 부모에게는 없던 형질이 자녀에게 나타나는 비율을 가리키는데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현생인류 가운데 비아프리카인이 아프리카인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시기 등 인류 진화 역사의 주요 시기를 새롭게 추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빙하기 이전의 유럽 수렵채집민들의 mtDNA가 오버카셀 유골과 같은 빙하기 이후의 인류에서 나타나는 mtDNA와 유연(類緣)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는 약 2만년 전 유럽에서 일어난 마지막 대빙하기 중에도 인구집단의 지속성이 유지돼 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심지어 돌니-베스토니즈의 수렵채집민 중 2명은 똑같은 mtDNA를 갖고 있어 이들이 가까운 모계 혈족임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진은 또 화석의 방사선탄소 연대를 이용해 수만년간 인류의 돌연변이율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했다. 돌연변이율은 방사선탄소로 연대가 추정된 화석 이후 후손의 가계에 축적된 돌연변이의 횟수를 세는 방식으로 계산됐다.

    고대 DNA 정보를 이용하는 이처럼 새로운 돌연변이율을 근거로 연구진은 현생인류 mtDNA의 마지막 공동조상이 약 16만년 전의 여성이었음을 밝혀냈다. 이는 다시 말해 오늘날 모든 인류는 이 여성을 조상 중 한 명으로 두고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현대 아프리카인과 비아프리카인의 마지막 공동조상의 연대를 9만5천~6만2천년 전으로 밝혀냈다. 이는 현생 인류가 대규모로 아프리카를 떠난 시기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연구 결과는 고고학 및 인류학적 연구에서 도출된 종전의 mtDNA 연대와 일치하는 것이지만 데노보(de-novo: 간단한 전구물질에서 어떤 물질을 새롭게 생합성하는 것) 연구에서 나온 연대 추정치에서는 최저 영역에 해당되는 것이다.

    데노보 연구에서는 아프리카인과 비아프리카인이 갈라진 시기가 이보다 약 3천년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현대인의 가계 연구와 우리의 고대인류 DNA 연구가 일치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한 가지 가설은 현대 가계 연구에서 돌연변이가 고려되지 않아 돌연변이율이 과소평가 됐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고대 현생인류의 핵게놈이 이런 차이를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임 기자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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