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13년 3월 19일]
【로스앤젤레스=강일선 특파원】 미국이 국내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르면 5년 내에 북미산 석유만으로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경제전문방송인 CNBC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스는 이날 CNBC와의 회견에서 이론적으로 볼 때 미국은 오는 2018.년까지 해외로부터 석유를 수입하지 않고도 국내산과 캐나다산 석유만으로 충분히 수급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치가들은 지난 수십년 동안 국가안보와 경제적 안정을 위해 해외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경고해왔으나 버락 오바마 정부 들어서야 비로소 이러한 요구가 실행에 옮겨지게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해외로부터 공급량의 60%를 수입해 왔으며 천연가스 재고량도 계속 감소해 중동지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텍사스주와 노스다코타주 등에 있는 유전지대에서는 에너지 개발 붐이 한창이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지난해의 1일 평균 산유량은 640만배럴로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와 내년엔 각각 730만배럴과 80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오는 2020년에 가선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 개발 붐이 일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기술혁신이다. 수리학적 파쇄공법으로 불리는 '하이드롤릭 프랙처링' 기술이 도입되면서 셰일층과 같은 불투수층을 뚫고 석유를 채유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이 기술로 시추한 유정은 모두 4만5400개에 달했다. 이는 전년의 1만3355개보다 3만2000개 이상 늘어난 것이며 10년 전의 1904개에 비하면 무려 20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산유량이 증가하면서 해외로부터 수입되는 석유량은 급감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하루 평균 수입 석유량은 760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만배럴 감소했다. 또 지난해 석유 수요량은 하루 평균 1856만배럴로 전년에 비해 2% 감소했다. 이는 지난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EIA는 밝혔다.
HIS 에너지 컨설팅회사의 대니얼 여진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 이런 추세대로라면 10년 내 미국은 해외로부터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고 북미지역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만으로도 충분히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석유와 가스 개발 붐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채유기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생산이 갑자기 중단되지 않을까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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