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순환보직 체계, 에너지・자원정책에 악영향"
푸른산맑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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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2 01:48
[지앤이타임즈; 2013년 3월 21일]
지경부 공무원의 순환 보직 체계가 일관적이고 전문성이 필요한 에너지・자원 정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무의 공정성을 위해 순환 보직이 필요하다면 에너지 자원 정책을 따로 관리하는 전문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진행 중인 '셰일가스 기술개발 마스터플랜' 작업이 꼽히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셰일가스 기술개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이를 추진해 나갈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답보 상태다.
마스터플랜 작업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국내 자원개발과 관련한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임시 모임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지경부가 지난해 9월 셰일가스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시작한 마스터플랜 작업은 당초 지난해 말까지 작성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예산이 책정되지 않으면서 계획에 수정이 가해지면서 완료일이 연기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에너지 자원 R&D 예산에서 셰일가스 기술개발 예산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다른 경쟁 항목에 밀려 책정받지 못했다"며 "마스터플랜은 실제 가능한 사업을 염두하고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 예산에 변동이 생겼으므로 부득이하게 마스터플랜 내용도 수정을 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이제 R&D가 아닌 신규 예산을 통해 관련 예산을 받으려 하고 있다.
마스터플랜 작업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은 예산뿐만이 아니라 지경부 담당자들이 계속 바뀌는 것도 중대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마스터플랜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자원개발 관련 새 담당자가 올 때마다 다시 설명하고 협의해야 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즉 지경부의 순환 보직 체계 때문에 담당자가 교체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사실 에너지 자원 담당자의 순환 보직 문제는 에너지 및 자원개발 업계가 정부에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해 왔던 문제다.
에너지 자원 정책은 적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년의 긴 호흡 속에서 기획돼야 한다. 하지만 국내 실정을 보면 부처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크게 바뀌고, 여기에 순환 보직마저 이뤄지면서 정책의 연속성이 끊기고 있다.
이번 셰일가스 기술개발 마스터플랜도 그렇다. 지난해 9월 조석 전 차관이 직접 셰일가스 종합대책을 발표할 때만해도 정부의 모든 에너지 정책 초점은 셰일가스에 맞춰졌다.
그러나 전 정권이 끝날 즈음인 연말에 이르자 R&D 예산에서 셰일가스 기술개발 예산은 빠졌고, 지금은 당초 예상했던 예산보다 줄어들 것을 대비해 마스터플랜 내용도 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이번에 지경부가 통상업무를 더하게 되면서 보직 순환 사이클이 더 크게 이뤄지고, 장・차관의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에너지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에너지 자원 정책은 일관성과 전문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지경부의 순환 보직 체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더 나아가서는 조그멕이라 불리는 일본의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기구처럼 전문적으로 에너지 및 광물자원의 도입과 해외 자원개발 정책을 진흥시키는 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본 조그멕(JOGMEC: Japan Oil, Gas and Metals National Corporation)은 에너지 및 광물자원과 관련한 법에 의거해 2004년 2월 29일 설립한 독립 행정법인이다. 일본석유공사와 광물공사, 광해관리기관을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여전히 에너지 및 광물자원의 수급안정 정책과 해외 자원개발 정책을 수립 및 지원하고 있으며 자원개발로 오염된 광산의 복구 정책도 맡고 있다. 직접 해외 자원개발까지 진행하고 있는 조그멕은 최근 일본 심해에서 메탄하이드레이트 생산에 성공할 정도로 기술력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