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가 지구 자연 냉각기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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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0 20:36
[경향신문 ; 2013년 3월 10일]
온난화가 지구 자연 냉각기 막는다
지구가 자연적으로 맞아야 할 냉각기를 인간이 만든 온난화가 막고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하버드대와 오리건주립대 연구진은 지난 8일(현지시간) 전 세계 73개 지역에서 추출한 퇴적층과 극지방 얼음 표본을 조사해 지난 100년간 지구가 급격한 기온 변화를 겪었다는 결과를 내놨다고 CNN이 보도했다.
연구를 보면 산업화 이전인 20세기 지구는 매우 추운 상태였다. 실제로 1900년부터 10년간 지구 기온은 과거 1만1300년간 세월의 95%보다 추웠다. 그러나 21세기 시작된 변화는 반대 방향을 빠르게 진행됐다. 2000년부터 10년간 기온은 과거 1만여년 기간의 75%보다 더 높아졌다.
책임연구자인 기후학자 숀 마르콧은 “지금과 같은 지구 내 열기는 최소 1만1300년 내 없었다”며 “인간의 영향이 없었다면 지구는 현재 춥거나 더 추워져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기울어진 자전축과 태양 주변을 공전하는 탓에 지구는 수만년간 냉각기와 온난기를 반복하고 있다. 연구진은 4000년 전부터 지구의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해 냉각기에 돌입했으나 현대에 들어 이 기온 하락세가 돌연 멈춘 것으로 분석했다. 오히려 지구는 뜨거워졌고 그 상태로 유지 중이다.
마르콧은 “2100년쯤 지구는 지난 1만1000년의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가장 최근 자연적으로 지구 기온이 올라갔던 시기인 홀로세(전신세) 이후의 지구를 추적했다. 마지막 빙하기를 막 끝낸 1만1500년 전부터 시작된 지구의 기온 상승세는 홀로세를 지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홀로세는 인류의 문명이 시작과 맞물려있다. 빙하기가 끝나고 기온이 안정되면서 인간은 추위와 싸우지 않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됐다. 인류의 생명 연장과 인구수 증가에 기여한 농업이 뿌리를 내렸고, 도시와 언어, 예술이 만들어진데 이어 인간은 법을 제정해 제국과 국가를 세웠다. 결국 기계를 발명한 인간은 공업화 시대를 스스로 일궈, 화석 연료에서 얻은 힘으로 엔진과 터빈을 돌렸다.
이는 인간이 온실가스를 만들어 낸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온도 변화 범위는 지난 1만1000년간 변동 폭과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 캔디스 메이저는 “변화는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르콧은 인류가 앞으로 찾아올 과격한 기후 변화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문명이 더 발전하면 너무 급격한 변화가 아닌 한 어느정도 맞춰갈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90년 안에 마지막 빙하기에 앞서 지구가 가장 뜨거웠던 13만년 전의 기온이 될 텐데 당시와 관련한 정보를 얻기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