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만 한 정자 저장한 갑각류 화석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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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만 한 정자 저장한 갑각류 화석 발견

쏘니 0 4,940 2009.07.01 09:59
2009.07.01 <과학동아>

| 글 | 임소형 기자 ㆍsohyung@donga.com |
 
 현존하는 개형충(왼쪽)과 화석 개형충(오른쪽)의 입체영상. 윗줄과 아랫줄은 옆에서 본 모습이고 가운데는 내부다. 쪼그라져 있던 정액 저장기관(A, B, C, D의 오렌지색) 정자가 차면 부푼다(E, F).

자신의 몸집만큼이나 큰 정자를 몸 안에 저장하고 살았던 생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독일 루드비히 막시밀리안스대 레나트 마츠케-카 라즈 박사팀은 “갑각류의 일종인 개형충 하르비니아 미크로파필로사(Harbinia micropapillosa)의 1억 년 전 화석을 3차원입체영상촬영기술로 내부를 관찰한 결과 막 짝짓기를 마치고 정자로 차 있는 상태의 저장기관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영상에는 정자 자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부패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6월 19일자에 실렸다.

개형충은 몸집이 씨앗만큼 작은 것부터 미트볼만 한 것까지 다양하며, 조개처럼 몸이 둘로 나뉘어 있다. 몸 전체에 8쌍의 다리가 달렸다. 연구팀이 관찰한 하르비니아 미크로파필로사의 천척 뻘인 유시프리스 비렌스(Eucypris virens) 등 몇몇 개형충은 아직까지도 살아남아 있다.

이들은 몸집에 비해 매우 큰 정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자 길이가 심지어 몸 크기의 10배인 6mm에 달하는 것도 있다. 이들 개형충은 둘로 분리돼 갈라진 몸 양쪽 부분에 생식기관이 따로 위치해 있다. 사람의 음경에 해당하는 수컷의 교미기관도 둘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에서 정자가 나온다. 암컷 역시 정액 저장기관에 연결된 질이 둘로 분리돼 있다.

마츠케-카 라즈 박사는 “암컷의 정액 저장기관은 안에 정자가 꽉 차 있으면 원래의 모양과 크기를 유지하다가 정액이 빠져나가 텅 비면 몸 안쪽으로 접혀 들어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커다란 정자를 생산하고 저장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생체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그래도 멸종하지 않고 지금껏 살아남은 것을 보면 진화생물학적으로 성공적인 번식 전략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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