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강국의 꿈, 2012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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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강국의 꿈, 2012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

매일경제 0 7,555 2007.11.29 14:16
[매일경제  :  2007-11-28 ]
 
 
◆ 2012 여수엑스포 ◆'해양력(Sea Power)을 통해 본 세계 역사.' 19세기 말 미국 한 해군제독이 만든 보고서 하나가 세계 역사를 바꾼다. 미국을 해양국가로 탈바꿈시키자는 이 보고서는 이후 루스벨트 대통령이 국가시책으로 채택하면서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에 의한 평화) 시대를 구가하게 만든다.
내용은 간단하다. △대양해군을 구축하자 △아시아에 해군기지를 만들자 △하와이 푸에르토리코를 합병하자 △파나마운하를 만들자 등이다. 저자인 알프레드 마한 제독은 인류 역사를 되돌아 보면서 바다를 지배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했다는 원리를 갈파했던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CCTV '대국굴기', 미국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의 '강대국의 흥망' 등은 모두 이 보고서 후속편이다.

미국에 의한 평화는 그러나 적어도 바다에 있어서만큼은 흔들리고 있다. 주요 강대국은 저마다 해양개발 계획을 내놓으면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바로 자원고갈 때문이다.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는 극지방 영토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대륙붕 영토 경쟁은 허리케인처럼 예고돼 있다.

한국 해양력은 세계 12위권. 조선 해운 해수처리 토목건설 등은 메달권이지만 관광과 해양환경관리능력 등에서는 크게 처진다.

마침 여수에서 2012년 세계박람회가 열린다. 부족한 분야를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셈이다.

15세기 유럽 강대국들은 신대륙을 발견하는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15세기와 같은 대탐사 시대가 21세기에 열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제2 대항해 시대라고 명명된다.

육지자원 고갈은 필연적으로 자원 보고인 바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바다는 지구표면에서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개발 상태다. 심해저에는 광물단괴가 널려 있으며 생명공학 자원도 80%가 존재한다. 홍승용 인하대 총장은 "바다에 대한 지식은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인류에게 주어진 마지막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개발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지난해 매일경제신문사가 후원한 '미래 국가해양전략 국제포럼'에서 "21세기는 해양 시대"라며 "모든 나라의 운명은 해양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각국 간 개발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키워드는 역시 자원과 환경이다. 미국은 2004년 수립된 '오션블루프린트'에서 해양자원 활용 증대와 이를 위한 해양과학기술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중국은 '국가해양경제발전 요강'에서 201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에서 해양산업 비중을 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일본은 지난 7월 20일 종합해양정책본부를 발족시켰다. 놀라운 것은 본부장이 일본 총리라는 점이다.

신평식 해양수산부 본부장은 "선진국들은 해양자원 개발에 관한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경제성이 맞춰지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한다. 우리 해양과학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65%로 평가된다.

◆ 한민족에게 흐르는 바다DNA= 인류 역사는 바다를 지배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했음을 입증한다. 베네치아 역사가 모든 걸 보여준다. 6세기 훈족 침략에 고통받던 베네치아인들은 갯벌에 말뚝을 박아 도시를 건설해 지중해를 지배했다.

베네치아인들은 해상활동을 하면서 자연히 전 세계 정보를 모을 수 있었고, 물건을 팔기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가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

바다를 멀리한 국가는 쇠락했다. 14세기 말 이미 전 세계에 걸쳐 7번에 걸친 대항해를 한 명나라 정화 이후 중국은 바다를 멀리했다.

정화는 심지어 콜럼버스보다 먼저 미주대륙을 발견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세가 부풀어오른 정화를 거세한 이후 중국은 서구열강에 뒤처지는 길을 걷는다.

우리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다.

통일신라 이후 고려가 성립되는 과정에서 해군제독 출신 왕건이 경쟁자들을 제압했다. 고려시대 개성상인은 중동지역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왜구 침탈에 대응해 섬과 바닷가를 비우는 공도정책을 펴다가 국운이 쇠퇴하고 말았다. 독도에 대한 공도정책은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한 근거다.

이순신 장군 거북선도 장보고 시대에 형성된 바다DNA가 우리 민족에게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입증한다.

해전사에 빛나는 23전23승은 조류와 바람 흐름에 대한 이해, 앞선 조선기술 없이는 불가능했다.

최근 아서디리틀이 조사한 결과는 고무적이다.

해군력 해양산업 등을 총괄한 한국 해양력은 전 세계 12위에 올랐다. 문제는 관광산업과 낙후된 해양관리능력이었다.

임진수 해양수산개발원 박사는 "여수 엑스포를 통해 남해와 제주도를 연결하는 관광권이 개발되면서 한국에도 본격적인 해양관광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한국 해양과학기술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 역시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전형진 해양수산개발원 박사는 "박람회를 통해 각종 인프라스트럭처가 구축되고 바다 위에 각종 전시장이 건립되면서 전체적으로 약 13조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일본ㆍ중국과 충돌 불가피= 우리나라는 이미 1990년대 남태평양 해저에 남한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바다 영토를 확보했다. 전 세계적으로 7번째로 태평양에 국기를 꽂은 나라다. 해저 바닥에 깔려 있는 망간단괴는 우리가 무려 150년 동안 쓸 수 있는 니켈 망간 구리 등을 함유하고 있다. 동해에서도 이미 망간단괴를 발견했다.

문제는 인접 국가와 겪게 되는 갈등이다.

전 세계가 이미 비준한 유엔 해양법협약에 따라 전 세계 각국은 대륙붕 경계획정에 관한 좌표를 2009년까지 내야 한다. 수심 200m까지 바다 영토에 대한 등기부 등본을 만드는 과정이다.

문제는 일본 중국과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대목이라는 점이다. 한ㆍ일 어업협정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분쟁이다. 동해에는 가스하이드레이트 인광석 등 광물이 산재해 있고, 서해에는 해저유전 문제가 걸려 있다.

한 전문가는 "일본이 독도 인근에 순시선을 보내곤 하는데, 요새 선박 성능을 감안하면 일본이 독도 인근 자원지도를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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