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7년 11월 6일]
"본격개방 위한 신호탄…김정일 순방 앞선 점검"
상호방문, 문화교류, 광산개발, 농업협력 등에 관심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 특파원 = 김영일 북한 총리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13일간의 동남아 4개국 순방 일정을 끝내고 7일 평양으로 돌아간다.
32명의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를 순방한 김 총리의 이번 일정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001년 인도차이나 3국을 방문한지 북한 고위지도자로는 6년만의 행외 단체방문인데다 최근 남.북한은 물론 북한과 서방과의 관계가 6자회담의 합의에 따라 화해무드로 급변하고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져 그 의미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국제 전문가들은 비록 김 총리의 이번 순방이 뚜렷한 협정체결이나 가시적인 성과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방문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주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총리의 순방 자체가 북한의 본격적인 개방을 시작하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인도차이나 방문을 위한 사전 점검"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6자회담의 합의와 제2차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자신감을 얻은 북한이 그 여세를 몰아 전통적인 우방인 인도차이나 3국과의 본격 교류를 시작하려 한다는 것.
북한으로서는 당장 서방국가들과의 본격적인 교류를 하는 것보다는 전통의 우방으로 경제 수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와의 교류를 먼저 하는 것이 훨씬 부담이 덜했으리라는 분석이다.
또 현재의 경제여건으로 볼 때 이들 국가들과의 교류가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16일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평양 방문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항에서 환영과 환송을 하고 베트남 방문 요청을 기꺼이 수락했으며 베트남 경제의 급성장에 대해 관심을 보인 점 등을 종합해볼 때 이번 김 총리의 동남아 방문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문에 앞선 사전 점검 차원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김 총리의 이번 방문이 북한의 개방 가능성을 서방국가들에 보여주는 쇼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하고 있다. 김 총리 일행이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을 방문하면서 대부분의 일정을 방문국에 맡겼다는 이유에서다.
베트남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4박5일간의 북총리 방문 일정은 거의 베트남측이 잡았으며 북한측은 잡혀진 일정에 따라 움직였다"고 말했다.
또 김 총리 일행이 4개국 순방에서 의례적인 환영행사와 요인 방문, 관광지 방문 등으로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해 큰 이슈가 없었다는 평가도 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문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우선 항공기 사용을 피하는 김 위원장의 행적으로 볼 때 김위원장이 기차를 타고 평양에서 베트남까지 오는데는 많은 어려움과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며 거의 한달에 가까운 일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
또 현재 6자회담 합의에 따른 핵시설 폐기문제와 남북 교류문제 등이 진행중에 있고 이 난제들이 끝나면 미국 일본 등과의 국교정상화 문제 등 큰 과제들이 많아 김위원장의 동남아 방문은 적어도 6개월 이내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런 상반된 전망속에서 13일간의 일정을 소화한 김총리 일행은 주로 상호방문과 문화교류 등에 관심을 보였다.
베트남 캄보디아 등과 문화교류협정 실천방안에 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고 상호교류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
또 북한 대표단은 하롱베이와 앙코르와트 등에서 하루를 보내며 관광을 하고 탄광, 항구 등을 주로 둘러봄으로써 백두산과 금강산 등의 관광사업과 탄광 항구 개발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