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강국 코리아] (하) 미래에너지를 선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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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강국 코리아] (하) 미래에너지를 선점하라

쏘니 0 5,267 2009.05.15 10:38
2009.05.14 <서울경제>

맹준호 기자 next@sed.co.kr1 
 
“최근의 유가 하락은 경기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다. 저렴한 에너지 시대는 이미 끝났다.”

지난 2월 다나카 노부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최근의 저유가 상황은 잠깐에 불과할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경기회복과 맞물려 유가가 다시 앙등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오강현 대한석유협회 회장도 최근 “국제유가가 50달러선인 지금 상황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도 우리나라를 지목해 중동에 대한 높은 원유 도입 의존도, 낮은 에너지 효율, 높은 탄소배출량 증가율 등으로 에너지 위기에 더욱 취약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미래 에너지 개발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에너지가 부존자원의 개념이 아니라 기술의 개념으로 발전할 게 분명하며 그 연구개발(R&D)에서 정유사들의 역할이 큰 몫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도 에너지 강국이 될 수 있다=국내 정유사들은 그동안 쌓아온 에너지 사업의 노하우를 미래 에너지에 연결해 앞날을 준비해나가고 있다.

우선 SK에너지의 경우 무공해 석탄에너지, 2차 전지 분야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무공해 석탄에너지 기술은 전세계에 풍부하게 분포된 저급탄을 이용해 가스ㆍ합성원유 등을 만들어 석유를 대체하는 개념이다. 석탄의 매장량은 석유 대비 3배 이상이고 저급탄은 거의 버려져 있는 상태라 기술 개발이 완료될 경우 그 효율성은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석탄 에너지 활용기술의 관건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는 등 친환경적인 면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성공할 경우 석탄에너지는 풍부함ㆍ경제성ㆍ청정성 등 ‘에너지 트라이앵글’을 모두 만족하는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에너지는 또 하이브리드자동차(HEV) 및 전기자동차(EV)용 중대형 배터리도 개발 완료 단계에 있다. 이 사업은 전세계 석유 수요의 50%가 수송용 연료로 쓰이고 온실가스 발생량의 21%가 수송에서 나온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했다.

GS칼텍스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통합적인 R&D를 위해 2006년 서울 성내동에 ‘GS칼텍스 신에너지연구센터’를 열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중 특히 연료전지 부문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GS칼텍스의 연료전지 전문 자회사인 GS퓨얼셀은 도시가스를 이용해 난방ㆍ온수ㆍ전력을 생산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한 상태이며 궁극적으로는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 시대에 주도권을 쥐겠다는 비전 아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이에 앞서 2007년 9월 국내 최초로 민간 수소스테이션을 설치하고 미래를 대비하고 있기도 하다. 이 수소스테이션은 시간당 2.7㎏의 수소를 생산해 저장ㆍ공급할 수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밖에 KAIST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차세대 바이오연료로 각광 받는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하는 균주를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면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소재ㆍ환경 사업에도 속도 낸다=정유사들은 한발 더 나아가 미래 에너지 관련 소재산업도 선점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것이 SK에너지의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과 GS칼텍스의 탄소소재 사업이다.

SK에너지는 2005년 LiBS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LiBS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막으로 SK에너지가 개발하기 전에는 일본의 몇몇 업체가 세계 시장을 독점했다. LiBS는 노트북ㆍ휴대폰 등 배터리를 이용하는 전자제품이 성장하고 있는데다 하이브리드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 시장이 커짐에 따라 무한히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GS칼텍스는 올 1월 일본 최대의 석유회사인 신일본석유와 손잡고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인 EDLC(Electirc Double Layer Capecitor)용 탄소소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파워 카본 테크널러지’사를 설립했다. 합작법인은 경북 구미에 공장을 짓고 내년 4월부터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300톤의 탄소소재를 양산할 계획이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자동차 및 친환경 전기버스용 전원 등의 성장성을 고려, 단계적으로 생산력을 확대해 오는 2015년까지 연산 900톤 규모를 갖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GS칼텍스와 신일본석유는 2015년까지 총 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GS칼텍스가 벌이는 주유소 태양광 발전사업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전국 주유소의 캐노피나 옥상 등에 태양전지 모듈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한전에 팔아 주유소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환경보호에도 일조하는 사업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8개 주유소에서 연간 200㎿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주유소의 추가수익뿐만 아니라 연간 약 190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SK에너지는 환경사업의 일환으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그린 폴’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공장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로 향후 식품용기 등에 쓰이는 합성수지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정유사들의 미래 에너지 선점을 위한 행보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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