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5일: 매일경제]
`수출로 먹고살기 어렵다면 자원 개발이다' 1970년대 수출 역군이었던 국내 종합상사들이 해외 광물과 석유.가스 등 새로운 자원 탐사와 에너지 개발로 눈을 돌려 그 성과를 하나둘씩 낳고 있다.
이는 글로벌 영업 환경이 전통적으로 의존해왔던 무역이라는 개념에 안주하게끔 놔두지 않는 데 따른 당연한 `변신'이다.
◇세계의 광물을 파낸다
1953년 `선경직물'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래 국내 대표적인 종합상사로 자리를 굳힌 SK네트웍스는 2014년 비석유 자원개발 분야 세계 50대 기업 도약을 목표로 잡고 있다.
기존 에너지.철강.화학 관련 원자재 수출입 사업에서 형성된 역량을 바탕으로 2005년부터 광물 자원 개발에 뛰어든 SK네트웍스가 중점 개발하는 광물은 구리, 유연탄, 연.아연, 니켈 등이다.
현재 중국을 비롯, 인도네시아, 호주 등 5개국에서 10개의 광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작년 4월 우여곡절 끝에 중국으로부터 최종 합작 승인을 받은 북방동업 투자건은 최고의 사업 성과로 손꼽힌다.
중국 5위 규모의 동(銅)기업인 북방동업의 매장량은 150만t 규모다. 우리나라가 2년6개월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앞으로 50년간 채광할 수 있다.
SK네트웍스는 20%의 지분율로 확보한 인도네시아의 까베베 유연탄 광구 탐사 사업도 조만간 실질적인 생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상사도 인도네시아의 뚜뚜이 광구와 중국 완투고 광고에서 2009년부터 유연탄을 생산해 낼 예정이다.
LG상사는 앞서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 MPP 광구에서 유연탄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MPP 탄광은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노천광이다. 채광이 가능한 매장량은 1천600만t으로 우리나라가 연간 수입하는 발전용 유연탄의 4분의 1수준이다.
또 LG상사는 최근 캐나다와 일본과 함께 캐나다의 레이븐 유연탄광 탐사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 타당성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LG상사는 이미 호주와 러시아에서도 유연탄을 파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호주와 볼리비아의 니켈, 동, 우라늄 광산에서 작년부터 탐사를 벌이고 있고, 마다가스카르에서는 내년부터 니켈을 생산할 예정이다.
◇석유.가스 에너지도 찾아낸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작년 12월 한국가스공사 등과 함께 미얀마 A-1 및 A-3 광구의 3개 천연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중국 업체에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부터 30년간 가스의 판매 및 구매에 관한 제반 조건들에 합의한 장기 계약이다.
두 광구에 각각 5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한 대우인터내셔널은 올해 내에 현지 정부로부터 상업 개발 승인을 받은 뒤 시설물 건설공사를 2011년까지 완료하고 2012년부터 천연가스 생산을 개시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LG상사는 특히 오만 최초의 해상 유전인 웨스트부카에서 지난달부터 하루 1만배럴의 원유를 향후 20년간 생산한다. 국내 기업으로는 오만에서 최초로 원유를 생산해 내는 사례다.
LG상사 관계자는 "MPP 유연 탄광과 웨스트부카 유전의 생산 개시는 그동안 투자해온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한 것"이라면서 "향후 카자흐스탄 등 2∼3개 유전에서 상업 생산을 추가로 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에너지 사업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석유, 가스개발, 태양광 발전, 바이오디젤 분야에도 적극적이다.
작년 1월 한국석유공사와 미국 멕시코만의 해상 광구를 매입,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예멘, 카자흐스탄, 동티모르 등에서도 탐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작년 9월 전남 진도에 총 220억원을 투자, 태양광 발전소를 세웠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서울시 면적의 40%에 달하는 팜 농장을 인수, 바이오디젤 사업의 핵심인 팜유를 연간 10만t 이상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팜유를 전 세계의 바이오디젤 관련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hopem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